brunch

아들의 콩닥콩닥 적응기

9화. 못된 아이들!

by 권에스더

한국에 돌아와 학교에 들어간 아들은 담임 선생님의 사고방식과 그간 캐나다에서 배웠던 생각의 차이 때문에 힘들어했다.


캐나다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점심때마다 돌면서 이이들에게 물으며 "맛있니? 먹기 싫으면 먹지 말고 버려. 먹고 탈 나는 것보단 낫다!"라고 했는데 지금의 담임선생님은 너무 달라 나도 곤란했다. 강제로 다 먹게 했으니 말이다.

아이 앞에서 담임선생님을 욕을 할 수도 나도 이해가 안 되니 편을 들 수도 없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보다 더 힘든 문제가 생겼다.

아이들이 뭐라 하면 잘 모를 때 아들이 캐나다에서 하던 제스처를 취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


미국이나 캐나다 이이들이 잘하는 제스처로 양손을 벌리고 어깨를 약간 올리며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는데 같은 반아이 중에 이것을 잘난 척한다며 아들을 왕따 시키기 시작을 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 아이는 아들에게 던진다며 호주머니에 장돌을 넣고 다녔다. 이런 아이가 있다는 것이 상상이 안 갔다.

"어떻게 자기 맘에 안 든다고 때릴 생각을 하지?"


그런데도 아들은 나에게 아무 내색도 말도 하지 않았다.


어느 토요일이었다.

그때는 토요일이 격주로 학교에 가던 때라 일찍 집에 왔는데 어느 남자 대학생이 아들과 같이 왔다.


자기가 길을 가는데 아이들이 동그랗게 서있어서 보니 가운데 아들이 혼자서 있고 둘러싼 아이들이 때리려 해서 자기가 야단치며 전부 쫒고 아들을 데려왔다 했다.


정말 고맙다 인사를 하고 그 대학생을 보내고 아들에게 물었더니 자초지종을 말을 했다.

그때를 생각하니 지금도 맘이 떨린다.

아들에게 그 아이가 누군지 물어 그 아이 부모에게 연락을 했다.


"우리 아들 그런 아이 아니다!"라고 그 부모가 이야기했지만 난 아들이 돌에 맞아 다칠까 봐 그래도 꼭 살펴봐달라고 거듭 부탁을 했다.

같이 태권도장에 다닌다길래 태권도 관장에게도 부탁을 했다.

그러고도 마음이 안 놓여 학교를 가서 그 아이를 만났다.

"네가 돌을 우리 아들한테 던져 다치게 하는 날엔 가만있지 않을 거다. 널 경찰서로 데려갈 거다. 그러니 돌을 버려!" 그러자 호주머니에서 큰 자갈을 꺼내 버렸다.


한시름을 놓고 집으로 왔지만 맘이 너무 떨렸다.

그 후로도 간간히 아들에게 상황을 물어봤지만 별일 없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인제는 잘 적응하며 지내는 줄 알았다.

나의 큰 착각이었다!


난 아들의 고통을 다 알진 못했다.

아이들은 나름 생각이 있어 부모에게 다 이야기 안 한다. 특히 자신의 어려움을 혼자 이겨내보려 하는 아이들이 있다. 아들들이 더 그렇다.

자기 자식이라고 다 안다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부모는 늘 자식 가까이 서있어야 한다.

그래야 도울 수 있다.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08화아들의 콩닥콩닥 적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