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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콩닥콩닥 적응기

11화. 일대일 대결

by 권에스더

아들이 중학교에 갔다.

이젠 아들의 덩치도 크고 키도 커졌다.

입학을 할 때 보니 같은 초등학교에서 우르르 몰려와서 초등학교의 연장 같았다.

초등학교 때는 몇 명은 아들보다 컸는데 이제 보니 비슷비슷해졌다.


중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 날 아들이 집에 올 시간인데 오지를 않았다.

그래서 학교에도 가보고 친구집에 전화도 해보았지만 소식이 없었다.

저녁 8시쯤 되어 아들이 들어왔다.

난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몹시 걱정을 했다.


"왜, 이리 늦었어?"라고 묻자 일이 좀 있어서 그랬다고 별일 아니라고 했다.


또 며칠 후에 또 늦었는데 이번엔 얼굴이 살짝 긁힌 자국이 있었다. "네 얼굴 왜 이러니?" 하니 친구끼리 부딪혀 좀 긁혔다 했다.


의심이 들어 제발 일 치고 다니지 말라고 부탁하니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잘 지낼게요."

아들의 말을 믿고 지켜보기로 했다.


그 후론 그리 늦게 오거나 하지는 않았고 제시간에 집에 잘 와서 별문제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초등학교 때 괴롭혔던 아이들과 방과 후 학교 뒤에서 일대일 맞짱을 뜨며 한 달을 보냈다 했다. 싸움을 배우고 나서 아들실력이 많이 늘었었나 보다.

사실 아들은 어렸을 때 주변 아이들과 싸운 적이 없었다. 학교를 가니 이런 일이 생겼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아들은 초등학교 때 괜히 괴롭힌 아이들을 한 명씩 굴복시키며 그때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갔던 것이었다.


"맞짱 떠보니 별것도 아닌 것이 괜히 남들 괴롭히고 그랬어! 우습더라고...."

그 후론 싸우고 돌아다니지 않았다.


이젠 서열이 다 잡혀서 학교 다니기 편하다 했다.

아들은 마음에 남았던 상처를 내색도 못하고 간직하고 있다가 기회를 봐서 치유해 간 것이 말할 수없이 찡했다. 무슨 교육환경이 이런 지...


어려서 상처 때문에 커서도 사회생활을 못하는 사람들을 봐서 어린 시절 뭣도 모르고 약자를 괴롭히는 행동은 부모가 꼭 고쳐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아이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

너무 익숙한 말이다. 자신의 아이에 대한 신뢰는 좋지만 아무리 자식이라도 다 알지 못한다는 생각은 꼭 해야 한다.


제일 잘 알 것 같지만 선입견이 있어서 부모는 자기 자식을 많이 모른다.

객관적으로 보며 바른 길을 잡아주지 않으면 샛길로 나가 사고를 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을 늘 해야 한다. 아님 반대로 상처를 받고 있는지....


나도 내 아들을 다 알지 못했다.

특히 내색을 안 해서 마음의 상처가 있는 줄 몰랐다.

그것을 혼자 해결하느라 아들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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