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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콩닥콩닥 적응기

13화. 고교생이 된 아들

by 권에스더 Feb 10. 2025

중학시절 초에는 싸우고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어도  나머지 기간은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도 하고  축구카페도 운영하였다.   적극적인  성향의 아들이었다. 그러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였다.

하필 남녀공학으로  배정돼 고민을 했다.


내신의 비중이 커진 대입제도에서 남자가 여자와 내신을 겨루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신에는 수행평가가 있는데 이때 여학생들은 훨씬 꼼꼼하게 예쁘게 만들어서 제출하기 때문에 남학생이 밀린다. 수업도 여학생들은 선생님이 가르쳐준 것 필기했다 시험에 나오면 답으로 적는데 남학생들은 그렇게 꼼꼼하지 않아 불리하다.


사실 영어시험을 봐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쓰시오라고 나오면 여학생은 선생님이 말한 것을 답으로 쓴다.  하지만 아들 같은 경우는 답이 많다고 한다. 이걸 넣어도 되고 저걸 넣어도 문장이 완성된다고  했다.


사실문제가 잘못된 것인데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해준 것만이 답이란다. 이러니 입학 전에 남학생

20명이 전학을 갔다.

우리는 고민하다 그냥 남았다.

역시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모의고사보다 내신이 형편없었다.


거기다  학교에 일진이 있었다.

아들보고 자꾸 들어오라고 다.

"일진 들어가면 엄마 죽는다!" 했더니  아들이 단호히  거절을 하고 거리를 두었다.


어느 날 일진애들이 같은 반  친구한테  천 원을 주더니  빵을 사 오라 했다.

돈이 모자라면 보태서 사 와야 하는 일명 "빵셔틀"

이었다. 나도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이걸 본 아들이 그 돈을 도로 갖다 주며 "네가 사 먹어!" 했더니 아무 말없이  돈을 가져갔단다.

그러자 심부름을 갈뻔한  친구가 "너무 고맙다. 너 아니었으면 나 학교 못 다녔을 거야!"라고 했단다.

이게 무슨 일지 말이 안 나왔다.


시집살이도 당해본 사람이 시킨다는데 아들은 그러지 않았다. 천만다행이었다.


고등학교에서도 아이들 간의 괴롭힘은 여전한 것 같았다.

거기다가 또 하나의 차별은 남자선생님들이었다.

여학생들은  이쁜이라 하며 남학생들에게는 이 자식 저 자식이라 했다. 남의 집 귀한 아들들을 싸잡아 욕을 했다. 그래야 남자가 씩씩해지는 건지

남자선생님들이 이상했다.


머리검사도 밤낮 남학생만 했다. 여학생들은 긴 머리에 이브까지 했는데  남학생은 칼라에만 닿아도  교문에서 잡았다. 공부만 신경 써도 힘든데 머리까지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머리 좀 길면 어때서?


선생님들은 참 불공평하게 학생들을 대했다. 여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워도 가방검사는 남학생이 받았다. 나쁜 짓은 남학생만 한다는 편견에 사로잡혀있었다.

남녀공학은 뭐 하러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남학생의 차별장으로 만든 것 같았다.


학년이 올라가자 최소 출석일수만 챙기고 학교에 안 나오는 학생들이 늘었다. "엄마! 게네들은 집에서 전 과목 과외로 수능준비한대. 학교는 시간낭비가 많다고!"


맞는 말이다.  내가 봐도 학교는 시간낭비가 많다. 또래 친구를 사귀고 사회생활을 배우며 공부도 하라고 보낸 학교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 같다.


 친구끼리 괴롭혀도 학교는 모르고.... 심지어 담임선생님들도 모르고....

제대로 수업을 잘하지도 못하고  대충 하는 선생님 천지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하시는 말씀이 "학원에서 다 배웠지?  넘기고.." 

학생들의 인격을 바로 잡지도 못하고  무엇을 하는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라의 미래는  아이들에게  달려있는데 이런 귀한 아이들이 이렇게 아무렇게 자라고 있다.

가슴 한구석에 멍을 가진 아이를 어찌할 것인지?


중학교 교사였던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아이들 문제 모른척해야 해!  잘 못하면 아이들한테 맞아!"

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공교육이 어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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