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할 때 할 수 있는 나를 위한 선택

by 셀프소생러

살다 보면 말도 안 되게 억울한 일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어디 한 번 제대로 따져보자 싶을 만큼 분노하게 될 때도 있고요.

평소 부모님에게 "남에게 해끼치지 말라"는 말씀을 듣고 자라서 그런지 누군가에게 의도적인 나쁜 마음을 품는 것이 저는 참 불편합니다. 그래서 갈등은 되도록 피하고, 애써 내 것을 취하려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활방식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생각의 틀을 만들었습니다.

'나도 남에게 나쁘게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다른 사람도 나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지'라는.

참고 싶지 않은 마음을 억누를수록 이 틀은 견고해졌던 것 같습니다.

내가 하지 않은 잘못에 내 책임을 묻거나 나와 무관한 일로 나를 험담하는 일이 생기면 유난히 감정적으로 반응했던 걸 보면요.

20대, 30대 시절에는 그게 나를 지키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억울한 일이 생기면 변명을 하든 해결을 하든 어떻게든 제가 생각하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따져봐도 남는 건 상처뿐이었습니다.

억울함은 묘한 분노를 일으키는 감정이더군요. 또, 은근히 공격적인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그러니 저의 억울한 마음에서 나오는 말은 진실이라기보다는 억울한 감정 풀이었을 겁니다.


감정을 주고받으면, 상처만 남습니다.


그래서 억울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억울하다는 건, 그 관계가 나에게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였고, 관계가 소중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을 많이 열었다는 뜻이었어요. 마음을 더 나눈 관계일수록 상처가 더 아픈 건 당연한 이치였습니다.

나에게 어떤 관계인지에 따라 억울할 때 하는 행동도 달라야 했습니다.


사회적 관계라면 어느 정도는 내 변명도 필요하지만,

안 봐도 괜찮은 사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조차 없고,

정말 소중하게 오래 봐야 할 사람이라면 오히려 침묵이 낫더라고요.

진짜 억울한 순간에도 침묵했을 때, 오히려 제가 전하고자 했던 진실과 진심이 빛이 나더라고요.


억울함은 무조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일도, 무조건 참아야 할 일도 아닙니다.

내가 생각하는 관계의 깊이만큼 나를 위한 선택을 하면 되는 것이지요.


억울한 일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그 관계가 나에게 가지는 의미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의미를 찾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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