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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게임이 중요한 이유

by 셀프소생러

게임 좋아하세요?

저는 학창 시절에 그랬지만, 지금도 게임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입니다.

제 성향이 그러니 아이도 집에서 게임을 할 일이 없었어요.

사실 아이가 안 했다기보다는 제가 TV를 안 봤으니 아이는 못 봤고, 유튜브도 제한해서 아이는 캐릭터나 노래 같은 걸 잘 몰랐어요.

그래서 남편 포함 지인들에게 지나치다는 말을 가끔 들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다르긴 하더라고요.

노래나 캐릭터도 많이 알고, 놀이터에서 만나도 핸드폰 게임을 하면서 놀고요.

게임 안에서 만나서 놀고 그 경험을 공유하면서 친밀감을 형성하는 게 아이들 놀이 문화의 하나이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아이가 달라진 건 지난 겨울방학부터였습니다.

친구들과 같이하고 싶다며 로블록스를 하게 해달라더라고요

옆에서 보니 그냥 뛰고 오르고 점프하고 장애물을 피해가는 그런 게임이길래 종종 하게 했습니다.


며칠 전엔 엄마도 같이 게임하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아이가 재밌다고 하는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예전처럼 달리고 오르고 하는데 딸이 오더니 "엄마 무기를 가져야지. 이거"합니다.

"응? 이게 필요해?"

약간 의아했지만 또 일단 해보기로 했어요.

또 달리고 오르면서 게임에 적응해가는데, 갑자기 누가 나타나더니 저에게 해를 가하더군요.

뭔가 황당하고 어이없는 긴장감이 느껴졌어요.

2-3가지 게임을 했지만 이유 없이 위험이 가해지는 일은 반복되었습니다.

감정이 일어나더라고요.


"00야, 이 게임은 왜 이러는 거야?"

"엄마~ 그건 게임이야. 진짜가 아니잖아. "

"게임이면 괜찮아?"

"나도 복수하면 되지."

"..."


저도 깨달은지 얼마 안 되는 말의 중요성을 아이가 알리 없었습니다.

그렇게 허용하는 생각들이 자기 안에 관념으로 자리 잡게 된다는 걸 아이가 알리 없었습니다.

순간 이런 아이들이 자라 어떤 마음을 가질지 괜히 걱정이 되고 마음이 어수선해졌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지더라고요.


우울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저는 사실 공부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공부도 무용지물이더라고요.


아이의 저런 말과 생각은 고스란히 아이 안에 자리 잡아 아이가 세상을 보는 눈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가 고민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게임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려주고 "책을 더 많이 읽고 좋은 음악도 더 많이 들어야 겠다"는 말로 게임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러고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래도 다행이었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고, 아직 어리니 그럴 기회가 더 많겠다는 것도 다행이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아이 생활에 더 관심을 가지고 보고 배우면서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 생각에 맞는 답을 찾아가는 방법으로 이끌어줘야겠다는 생각도 해 볼 수 있었으니 그것도 잘된 일이었습니다.


어쩌면 자기중심으로 살기 위해 아이에게 필요한 건 공부보다 이런 기회를 통해 자기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부모의 관심은 넓어져야 하고, 아이의 성장에 동행하기 위해서 부모는 공감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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