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다보면 그 글 안에있는 따뜻한 마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온라인이라는 익명성에 기대어 내 안에 험한 것들을 쏟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내 안에 있는 따뜻함은 마음껏 펼쳐 보일 수도 있어 익명성이 주는 좋은 점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저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우스워 보일까 봐 무시당할까 봐 뭐 이런 일에 그러냐고 핀잔이라도 들을까 봐 차마 남에게 보이지 못했던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마음을 온라인이라는 공간 안에서 좀 더 자유롭게 드러내게 되니까요.
이런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즐기다 보면 우리의 일상은 왜 이렇지 못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상이라는 건 왜 이렇게 치열한 건지, 왜 우리는 그렇게 날을 세우고, 왜 이런 좋은 마음으로는 살기 어려운 건지, 어째서 우리는 일상을 전쟁터에 비유하게 된 건지를요.
그건 아마 온라인과 다르게 내가 원하는 것만 볼 수 없기 때문이고, 나에게 맞는 사람만 선택해서 만날 수도 없기 때문이고, 불편하고 못마땅한 데 나가버리거나 꺼버릴 수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통제하고 포기할 수 없지만, 예측하고 대비할 수도 없는 일상의 불확실성이 내 안에 잠재적인 불안과 긴장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문밖을 나서는 동시에 그런 불안과 긴장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쉼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내 나름의 방법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주로 이런 방법들을 사용합니다.
신경 끄기- 이건 예전에 많이 사용했던 방법이에요. '그래 너는 너. 나는 나지'라는 마음으로 상대와 나 사이에 선을 그어 불쾌한 생각과 느낌에도 선을 그어 버립니다.
인정하기- 이건 요즘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라는 생각으로 나와 맞지 않는 상대를 인정합니다.
머릿속에서 지우기 - 이건 상상력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예전엔 다양한 방법으로 머릿속 사람을 몰아냈지만 최근에는 많이 간단해졌어요. 그냥 리모컨 버튼 누르듯 내 머리에 떠오르는 그를 꾹 눌러 꺼버리면 머릿속이 꺼져버린 TV 처럼 까매지고 눈앞에 일에 다시 집중하게 되는 방법입니다.
들여다보기- 우울감을 덜어내기 위해 애쓸 때 많이 사용했던 방법이에요. 내가 왜 이게 걸리는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지요. 내면 작업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나를 알고 나와 가까워지게 되는 아주 값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리 두기- 수시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서서히 멀어지는 방법을 택하는데 간혹 그래도 계속 친한 척하며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럴 땐 그냥 대놓고 무시하거나 싫다는 표현을 합니다. 그들은 앞에서 친하고 뒤에서는 저를 욕하거나 양보를 하면 만만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거든요.
관점 바꾸기- 이건 의지와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내 세계를 넓혀주는 일이어서 종종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나에게 불편하지만 누군가는 그를 편하게 대한다는 생각으로 그 사람에게도 있는 좋은 모습을 떠올려 보고 다른 각도로 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흘려보내기 - 생각할 만큼의 에너지는 없고,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고 싶지 않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그래서 내가 속상했지.'하며 내 마음을 알아주고 더 이상 그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나지 않기 - 거리 두기가 되지 않는 관계들이 있습니다. 아주 가까운 관계지만 계속 나에게 크고 작은 부정적 자극을 주거나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나의 의지를 무너뜨리는 관계에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시댁이 떠오르네요.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일상입니다.
그러니 나는 일상이 주는 자극에서 휘둘리지 않기 위해 내 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겠습니다.
저는 주로 자극을 소화해 내는 방법들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에게 다른 즐거움 줘서 그 자극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내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그때부터는 이 방법이 내 삶을 지키는 무기가 됩니다.
누군가를 해치지 않고,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서 나를 지켜내는 내 마음의 무기, 정신의 무기가 되는 거지요.
이런 무기가 생기면 좋은 점은 내면의 힘이 생겨 자존감이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더 행복해진다는 것이고요.
더불어 삶에서 자유로움을 더 자주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남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각자, 자신에게 많은 방법으로 일상을 지금보다 편안하고 밝게 꾸며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