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탠퍼드 대학의 필립 짐 바르도 교수는 자동차 두 대를 준비해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비교적 치안이 허술한 장소에 한 대는 보닛만 열어놓고, 다른 한 대는 보닛을 열고, 창문을 조금 깬 상태로 일주일을 방치해 두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두 대의 차량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있었습니다.
보닛만 열어둔 차는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유리창을 깬 채 놓아둔 차는 낙서와 쓰레기, 내부 부품 분실 등 엉망이 되어있었습니다.
이 실험을 토대로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1982년 3월에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저는 문득 이 이론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이 유리창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누군가의 가시 돋친 말에 내 마음의 창이 깨지고, 가까운 이들이 주는 서운함에도 내 마음이 깨지고, 잘하고 싶은 데 안돼서 느끼는 좌절감과 관계의 어려움도 알게 모르게 내 마음을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이유도 모르게 어느 날, 마음 한편이 시리고 아픈 건 그 깨진 창으로 들어오는 찬바람 때문이고요.
이 마음을 방치하면 내 마음의 창도 엉망이 되고 맙니다.
작은 일은 작은 상처를 내고, 큰일은 큰 상처를 만들면서 하염없이 부서지거든요.
부서진 마음이 무거워 삶은 점점 힘겨워지고 내가 아파집니다.
짜증과 불만도 아픔이고, 어쩌지 못할 화도 아픔이고, 우울과 무기력도 사실은 아픔이지요.
아무리 작은 일이더라도 내가 그냥 흘려보낼 수 없다면 그것은 남이 알 수 없는 나만의 아픈 마음입니다.
그러니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내 마음 돌보기(셀프 돌봄)입니다.
누가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간절해 오지도 않고, 올 수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마음에 기대고 싶어 에너지를 쓰며 보낸 시간도 많았어요.
그런데, 남는 건 지친 마음과 외로움, 허전함 같은 감정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러지 않으려고 해요.
그 에너지를 아껴 아픈 내 마음을 내가 알아주는데 쓰기로 했어요.
결국 내가 내 마음을 알아주어야 아픔도 떠나간다는 걸 알았거든요.
잘 안되고, 힘들어요.
하지만 서툴고 어설프고 헤매더라도 내가 찾은 내 방법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방법이더라고요.
긴 시간을 낼 수는 없지만 퇴근시간, 점심시간, 쉬는 시간같이 짧은 시간이라도 그렇게 길을 찾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길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그 여정에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글에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