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빛을 알려준 우울

by 셀프소생러

마음이 우울할 때는 나와 세상이 물과 기름처럼 따로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화창한 세상에 검은 내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내가 더 무겁고 어둡게 느껴졌어요.

그때는 마치 세상이 너는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자꾸 사람이 없는 조용한 구석, 빛이 없는 한 쪽으로 가게 되더군요.

아무도 없이 혼자 있어야 편안했고, 빛을 가려 화사함에서 벗어나 편안할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지요.

우울할 때 보는 세상은 꽃은 물론이고 풀잎 하나, 잡초하나까지도 빛이 났습니다.

햇살에 젖은 건물조차 쨍했으니까요.

이렇게 좋고 예쁜 세상에 나만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끼게 하는 것, 우울은 그런 거였습니다.


우울이 사라지면 세상도 달라집니다.

화창하고 눈부셔서 나와 다른 것 같았던 세상이 이제 나와 어울리는 살만한 곳이 됩니다.

예전엔 이질적이었던 예쁨과 밝음이 이제는 좋아집니다.


결국 세상은 내 마음이었습니다.

세상은 처음부터 빛났지만 내 마음에 따라 어울리지 않는 곳도 되고 살만한 곳도 되었으니까요.

그러니 내 마음도 원래는 밝게 빛나는 마음입니다.

우울이란 먹구름에 잠시 가려졌을 뿐, 나는 원래 빛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원래 빛이 나는 존재, 저는 그게 인간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가 와도 먼지가 끼어도 빛은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것처럼 '나'의 빛도 그러할 것이라고요.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지금 힘들고 어두운 구름이 걷히고 내 마음도 다시 빛날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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