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익숙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루하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익숙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려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가고, 뭔가 맛있는 것도 먹었습니다.
끝이 없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여행을 가는 그 순간이 끝나면 일상은 또 금세 지루해졌으니까요.
매일 나를 행복해 줄 무언가를 찾는 것, 이 또한 저에게는 피곤한 일이었습니다.
'왜 맨날 뭔가를 해야 해?', '그냥 좀 행복할 수는 없는 거야?'
어떻게든 힘을 덜 들이고, 어떻게든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고 싶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너무 대단하지 않아도 행복한 내가 되고 싶었거든요.
길가에서 만나는 꽃을 유심히 보기도 하고, 늘 익숙하던 것들을 찬찬히 다시 보기도 했습니다.
일상이 조금 달라지더군요.
'오~ 이런 게 있었어?' 새삼 행복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하지는 않더라고요.
'그저 내가 사는 일상이 특별했으면 좋겠다.',
저는 그런 게으른 특별함을 원했습니다.
더 행복하고 싶었지만 뭘 더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ㅎㅎ
참 못났다 싶기도 한데, 그런 못난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이상한 도전 정신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쌀을 씻다가 일상을 특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귀한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그건 바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 가진 "의미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늘 하던 쌀 씻기였지만 의미가 없을 때는 그저 반복하는 행동, 단순노동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이 쌀이 내 가족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구나. 귀한 쌀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올, 한 올이 귀해지고, 쌀을 씻고 있는 내 손길에 사랑하는 마음까지 담게 되었습니다.
내 손끝에서 가족의 건강이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참 멋진 일이었어요.
또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익숙한 일상이 특별해지는 데 필요한 건 거창한 무엇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러자 모든 행동들의 의미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본다는 것의 의미, 호흡한다는 것의 의미.
일상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함 없이 특별해지기 시작했어요.
특별함도 나의 선택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거창하기를 기대해서 미처 알아차리지를 못했을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