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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용돈이 고민이시라면

by 셀프소생러

지금은 시댁에 가지 않지만, 시댁을 다니던 때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아이 고모님이 근처 산책을 가신다며 시어머니와 함께 아이를 데리고 가셨는데, 다녀오신 후에 남편에게 "얘한테 뭘 좀 사 줘"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마트에서 아이한테 "네가 사고 싶은 거 골라봐"라고 하셨는데, 아이가 쭈뼛대기만 할 뿐 뭐 하나 고르지를 못하더랍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보통의 아이들은 약국이나 마트, 편의점 같은 곳을 가면 이거 사 달라, 저거 사 달라 하는데 저희 아이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제가 다 알아서 해주고 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때부터 하나씩 사주기 시작했습니다.

5살이 넘어가면서 자꾸 사달라는 게 많아졌습니다.

'돈으로 물건을 사야 한다는 걸 알기 시작하니까 용돈을 줘서 돈에 대해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6살 때 처음으로 용돈을 주었습니다.

500원을요.

돈을 쓰기 위해서는 모으는 것부터 알아야 하니 500원을 용돈으로 주고 모았다가 한 번씩 은행 가서 저축을 했습니다.


다행인 건 은행에 가면 참 반가워해주셨다는 겁니다.

동전 내미는 손이 귀여워 다들 웃으며 맞아주시고, 사탕이며 과자도 선물로 주시니 아이도 뭔가 잘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동안 잘 가더라고요.

사실 통장에 돈이 쌓이고, 아이가 이런 연습을 하는 게 뿌듯한 건 엄마뿐, 사실 아이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ㅎㅎ

유치원 때까지는 저금통에 동전 넣는 재미, 동전 짤랑거리는 소리 듣는 재미로 그냥 놀 듯이 했어요.

식탁에 수저 놔주면 100원, 정리 잘하면 100원 이런 방법으로 용돈을 만들어서 주기도 했는데, 돈에 관심이 없으니 이것도 놀이처럼 몇 번 하다가 안 하더라고요.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더니 달라졌습니다.

학교만 끝나면 아이들이 학교 앞 매점으로 달려가는 걸 보고 매점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슬러시, 젤리, 떡볶이, 사탕... 당연히 아이도 사달라고 했습니다.

아이도 사주고, 같은 반 친구를 만나면 아이가 친구를 사귀어야 하니 서로 학교생활 잘 하라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친구 것도 사주면서 한동안은 계속 사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아이들이 쓰는 돈이 보였습니다.

어떤 아이는 학교를 나오면서 만 원 한 장을 들고나오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엄마가 다 사주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아예 매점에 장부를 만들어 놓고 원하는 대로 먹기도 했습니다.

고학년일수록 장부를 이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때부터 용돈을 3000원씩 주고, 평일에 먹고 싶은 건 용돈으로 사 먹게 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는 것처럼 한동안 계속 다니더니 학년이 올라가면서 매점 가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이것 외에도 할머니, 고모 지인들이 주시는 용돈도 있어서 아이 나름대로 돈을 모으기도 하고, 스티커나 장난감 같은 걸 사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자기 돈은 모아야 한다며 "엄마, 이건 엄마가 사주면 안 돼?"라고 하고요.

아마 이런 과정은 계속 반복될 것 같습니다.^^



홍진경 씨는 딸에게 한 달 용돈을 30만 원씩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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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enshot_2025-02-17_at_09.11.33.JPG?type=w1 유튜브 공부와 찐 천재 홍진경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TUqqpnj_BPo

이 영상을 보니 저도 아이가 좀 더 크면 용돈도 올려주고 스스로 돈 관리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낯선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이런 기사들과 주변 조언도 참 많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이런 방법들을 배우고 적용해 보면서 나와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보다 중요한 것이 부모인 내가 아이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중심일 것입니다.

그러니 꾸준히 내면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해나가는 사람은 저 자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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