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간 흘러가는 귀촌의 일상1 [귀촌 기록 4화]

<두려움 속에서도 시간은 동일하게 흐른다.>

by 춘고

새로움을 마주한다는 것.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떨림이거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두려움일 것이다.


결국 그렇게 될 줄 미리 알았으면서도,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하얘지는 머릿 속을 나로서는 그 관성을 결코 멈춰낼 수 없었다.

그렇게 이사는 시작되었고, 이삿짐센터 직원들의 거친 숨과 분주함은 막을 수 없다.

때는 2016년 11월 3일

다행일지, 아니면 불행일지 모를 이사는 꼬박 하루 걸려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단지 이렇게 시작 되었을 뿐 진행되는 것은 없다.

어떤 직장을 구하게 될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새로운 삶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채 시작되었다.



반년 후




2017년 5월... (당시 기록을 옮김)


여기 남해로 귀촌한 지가 벌써 반년이 흘렀다.

겨울을 목전에 두고 이사를 했고...,

벌써 날은 겨울을 지나 여름을 앞에 두었다.


그동안 생각지도 못한 필연 같은 우연을 맞이하며, 나는 동네 분의 소개로 골프장에 취직하여 잔디 관리하는 일을 맡아 몇 달간 월급을 받으며 직장인도 되었으나, 다시 직장을 그만둔 후 지금은 동네에서 지인이 기르는 '가죽나물' 수확 철을 맞이하여, 아내와 함께 품앗이 알바를 하며 잠시 다른 직업으로 전향하기 전, 일종의 '중간다리'를 건너는 중이다.



작년 늦가을에 이사하여 겨울을 지나 늦은 봄...

그동안 나름 많은 일이 있었다.

한겨울에는.. 남해에서 새로 알게 된 옆동네 지인분께서 밭에 시금치 씨앗은 뿌려 놓아서 다 자랐는데...

수확할 시간이 없으니 고맙게도 우리 가족에게 원하는 대로 수확해서 도매상에 팔아도 된다고 하여, 덕분에 시금치를 캐고 다듬어서 팔기도 했고...

한겨울 시금치를 캐서, 도매상에 팔았다.

이사 올 때 캣타워를 버리고 온 탓에, 캣타워도 없이 살아가는 우리 집 가여운 고양이(달수)를 위해

어설프게나마 캣타워 제작도 했으며...

녀석의 이름은 '달수', 감옥 같지만, 캣타워 맞음

어느 날 집 안에 반딧불이가 들어와, 처음 가까이서 반딧불이를 관찰도 해보고..

반딧불이.. 녀석은 이렇게 생겼다.

아는 분 밭에서 마늘 캐는 일을 돕거나, 직접 콩을 구해서 메주도 띄웠다.

마늘 수확 / 메주 제작


늦은 봄인 지금... 동네 지인 분이 기르는 '가죽나물' 수확철을 맞이하여 품앗이 알바를 시작하였고,

현재는 5월이 되었다.

대략 4월부터 가죽나물 수확기에 들어선다.

아직 집을 지을 땅을 구하지는 못했고(몇 군데 알아 보았으나, 결국 구하지는 못했다.),

시골에서의 생활은 이제 거의 익숙해진 듯하다.

지금은 운 좋게 공사 후 버려진 폐팔레트를 몇 개를 구해서, 염원하던 평상을 만들기로 하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어딘가 근본 없는 평상

집 뒤편에 넘쳐나는 대나무를 잘라 만들어 봤으나, 뭔가.. 근본 없는 느낌의 평상이 만들어졌다.

그래도 드디어 마당에서 편안하게 앉을 공간이 생겼다.



설렘과 떨림 두려움으로 시작된 귀촌의 삶이었지만, 그럼에도 시간은 묵묵히 흘렀고..

그러는 동안 나는 여전히 존재했으므로 어찌어찌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시간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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