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에 들어가기 앞서>
기록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하나의 기록물을 분절하고, 미시적인 시각을 유지한 채 점진적으로 접근한다면..,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글자와 글자... 결국에 가서는 자음과 모음의 조합이 될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 글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조합되는 방식에 따라서 하나의 주제에 관하여 쓰여진 글에서도 느낌, 생각, 전하고자 하는 의지에 대한 셀 수 없이 많은 '방향성'이 발생되고, 그 수없이 많은 방향성 조차도 글을 쓰는 사람이 달라졌을 때, 또다시 무한할 만큼의 '방향성'이 발생되는 것일 게다.
결국 '기록'이라는 것은 무한에 가까운 느낌과 생각 그리고 의지들이 가지는 방향성들 중에서, 기록자가 한 줄기를 선별하고 포획하여 자신 이외의 누군가에게도 공히 보여질 수 있도록 가능한 임의의 저장매체를 통해 포획한 줄기를 박제해놓은게 바로 기록일 것인데..,
즉 가장 객관적인 글이라는 것도 그 근저에서는 결국, 주관으로부터 발생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마찬가지로 <귀촌>이라는 공용어가 가진 객관적 개념이라 할지라도, 주관적인 차원에서는 같은 <귀촌>을 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 이것은 <당신의 귀촌>과 <나의 귀촌> 엄연히 다르다 단언될 수 있고, 이 글은 '나'라는 기록자가, 나의 기억으로부터 포획한 문장의 나열이므로 <나의 귀촌>에 관한 이야기임을 공히 밝혀둔다.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마루야마 겐지 저서, 인용)
'시골'이라는 하나의 개념을 떠올린다면, 누군가에게는 거의 자동적으로 아름답고도 어떤 아련함 같은 감상적인 감정에 링크되거나, 한 번쯤은 직접 살아보고 싶은 어떤 낭만적인 바람으로서 '시골'의 개념을 소유했을 수도 있다. 반면에 누군가는 불편함, 답답함, 주류에 포함되지 못한 어떤 불안한 감정으로서의 시골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개인마다 시골에 대한 감정이 모두 다르더라도, 그 감정들과는 관계없이..
[실재로서의 '시골'은 여전히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
나는 이 글에서 이미 '나'라는 존재의 탄생 이전부터 존재했던 시골을, 단지 나에게 보여지는 시야로써 서술할 것이므로.. 누군가에게는 전혀 불편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오히려 불편한 것처럼 서술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매우 하찮게 보이는 것임에도, 그것이 이 글에서는 특별한 것처럼 쓰일 수도 있다.
또한 불편한 현실에서만 길어 올려지는 어떤 고유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믿으므로, 필요에 따라서는 내 안의 낭만적인 시각을 가능한 배제하고, 솔직한 감정으로부터 유발된 느낌을 적는 것이 이 글을 쓰는 의미가 규정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일단 처음 쓰고자 하는 문장은 바로..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