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가끔은, 나 혼자만의 삶을 꿈꾼다
어쩌면 나도 가끔은
내 마음대로만 살고 싶었다.
밥을 차릴 필요도 없고,
기분 따라 하루 종일 잠만 자도 되는 그런 삶.
누구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툭 내뱉은 말 한마디에
누군가가 상처받을까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하루.
그런 자유로움은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실, 누구나 한 번쯤은
혼자만의 시간을 꿈꾸지 않을까.
그런데 사람은,
혼자 살 수는 있어도 혼자 살아지는 건 아닌 것 같다.
나 혼자 살 땐 몰랐다.
문 하나 열고 들어올 사람이 있다는 게
이렇게 마음을 다잡게 하는 일인지.
밥 냄새가 솔솔 나는 저녁,
“엄마~” 하고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 하나가
내 하루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살면서 알게 되었다.
가정이란 건,
때로는 나를 내려놓는 연습이다.
내가 아무리 ‘이게 맞다’ 싶어도,
그게 모두에게 ‘맞다’가 아닐 수 있다는 걸
매일같이 배우는 공간.
그리고 그 배우는 시간들이
결국 나를 조금씩 어른으로 만들어주는 시간들이다.
남편과는 종종 다투기도 했다.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만두면 되잖아.”
“그건 너처럼 단칼에 못 끊는 사람에겐 무책임해 보여.”
서로의 삶의 태도가 너무 다르다 보니
끝도 없이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대화 끝에서 나는 알았다.
사람이란, 자기 우선순위로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그리고 각자의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껴안을 수 있다는 걸.
나는 ‘내가 정말 책임져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늘 묻고 또 묻는다.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나는 지금 나를 아끼고 있는가?
나는 내가 세운 가치의 순서를 지키며 살고 있는가?
살아보면 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단단하지 않다는 걸.
작은 말 한마디에,
애써 지켜온 신념이 휘청거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괜찮다가도,
어떤 날은 그냥 모든 걸 놓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다짐한다.
혼자 살아가는 삶보다,
함께 살아가는 이 복잡한 삶을 내가 왜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잊지 않기로.
그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그 선택 앞에
나는 오늘도 조용히 나를 다잡는다.
내 마음대로 살고 싶던 순간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순간으로 바꾸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내면의대화 #인생의우선순위 #책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