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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책갈피 하나, 그리고 나

글쓰기가 가르쳐준 독서


"며칠 전 늦은 밤,

아들이 예전에 읽고 책꽂이에 꽂아둔 한강 작가님의 소설 『흰』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심코 꺼내 몇 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호기심이 생긴 저는 책을 잠시 내려놓고, ‘한강 작가’에 대해 검색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또 어떤 작품을 썼는지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시인으로 글을 시작해 연세대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대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쳤다는 사실.

1970년생이라는 나이.

그리고 글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태도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저 소설 한 편으로만 읽고 말았을 텐데,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이후로는 달라졌습니다.


왜 이 단어를 썼을까, 이 문장에는 어떤 마음이 담겨 있을까—


자연스럽게 작품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게 되었죠.


글쓰기가 제 독서에 새로운 빛을 비춰주었습니다.



언어의 온도, 그리고 어린 시절의 기억


이런 ‘파고드는 독서’는 제 어린 시절 경험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집에서 쓰는 말과 학교에서 배우는 단어가 너무 달라 수업 시간에 자주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가족들이 좀 더 다양한 말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언어가 얼마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저급 언어와 고급 언어’에 대해 배웠을 때, 그 내용이 마치 제 이야기 같아 교수님 말씀에 속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부터 언어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 내 사고와 삶을 만들어가는 힘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작가 제럴딘 브룩스는 글쓰기 영감으로 ‘묘지 산책’을 권합니다.

평범한 곳에서도 특별한 시선으로 본질을 보라는 말이죠.


저 역시 어린 시절 언어의 벽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이제는 언어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리는 감각이 되어 글과 독서에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글쓰기, 그 안에 담긴 성장통


한강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면,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그 속에는 깊은 통찰과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어요.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힘든 날에도 한 문단이라도 읽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 문장이 조용히 제 안에 들어왔습니다.

그 후로 저는 글쓰기와 독서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글쓰기가 늘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저 역시 글을 쓰며 가끔 ‘내 글이 괜찮을까?’ 하는 걱정과, 가족 이야기를 꺼내는 윤리적 고민을 겪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고민과 시간이 저를 더 단단하고 깊이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엔 ‘자존심’을 지키는 게 강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더 중요하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자존감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니까요.


그래서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제 안의 마음을 더 섬세하게 바라보고,

타인의 마음에도 귀 기울이려 합니다.



글쓰기가 가르쳐준 독서의 마법


한강 작가님에 대한 작은 호기심이, 저에게 글쓰기와 독서 사이에 새로운 다리를 놓아 주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엔 책을 그냥 읽기만 했지만,

지금은 생각하며 읽고, 작가의 마음과 삶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파고드는 독서는 책뿐 아니라

딸과 나누는 대화, 주변 어르신들의 작은 행동, 일상 속 모든 순간에도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삶의 깊은 의미와 지혜를 발견하게 되었죠.


저에게 진짜 성장은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모든 순간을 배움의 기회로 삼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계기로 ‘독서’의 새로운 맛을 경험하셨나요?

여러분의 삶을 바꾼 한 문장이나 한 권의 책이 있다면,



#독서 #글쓰기 #한강 #성장 #자존감 #언어의힘 #브런치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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