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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에서 시작된 혁신: 라이즈와 창업이야기

에피소드 2 – “실패가 아니라 흐름이었다”: 창업 여정의 재해석

by 조광근

이준호는 늘 ‘안정’을 중시하던 사람이었다. 좋은 대학, 대기업 입사, 정해진 출근시간. 그의 삶은 철저히 계획에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매일 반복되는 회의, 무의미한 보고서 속에서 그는 문득 생각했다.


“이대로 30년을 살아도 괜찮을까?”


그는 퇴근 후 틈틈이 친구들과 굿즈(디자인 소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별한 기술이 있었던 것도, 거대한 계획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마음이 끌리는 일을 해보고 싶었던 작은 도전이었다. 초기엔 납품한 굿즈 절반이 불량품이었다. 당황했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왜 실패했는지 알고 싶었어요. 그게 궁금했어요.”


그는 생산 과정 전부를 다시 기록했고, 디자이너와 공장을 찾아가 대화하며 데이터를 쌓았다. 놀랍게도 다음 생산품의 불량률은 5%로 줄었고, 비용도 절감되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그는 알았다.

실패는 우연이 아니었고, 성공 역시 우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흐름’이었다.

실패를 피하지 않고 흐름 속에서 직시하고, 다듬고, 전환하는 것. 그게 창업이었다.

이준호는 그 경험을 매주 팀원들과 나눴다.


“이번 주 실패는 이것, 개선 포인트는 이거, 다음 시도는 이렇게.”

어느새 이 기록은 ‘성공 매뉴얼’이 아니라 ‘성찰의 흐름’이 되었다.


흐름을 기록하는 사람들

그의 이야기는 RISE 창업지원단의 눈에 띄었고, 결국 **‘실패 공유 워크숍’**이라는 제도적 실험으로 확장되었다. 이곳에서는 예비창업자들이 자신의 실패를 먼저 이야기하고, 청중이 아이디어를 비판하고 피드백하는 구조였다.


신기하게도 이 자리를 거친 팀 중 30%는 실제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사업화를 이루었다.

그들은 말한다.

“실패를 미화하지 말자. 대신 실패를 공유하자.”


흐름 속의 창업은 멈추지 않는다. 성과가 없던 날도, 칭찬받지 못한 결과물도, 다음 실험의 재료가 된다. 이준호는 이제 지역 창업가 멘토가 되어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실패라고 부르는 건, 단지 아직 끝나지 않은 실험일 뿐입니다.”


� 깨달음: 성공은 멈추지 않는 흐름 속에 있다

실패는 사건이 아니라 흐름의 일부다. 창업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며, 멈춤이 아니라 끊임없는 순환이다. 중요한 건 넘어졌느냐가 아니라, 넘어졌을 때 무엇을 관찰하고 배우는가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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