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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에서 시작된 혁신 : RISE와 창업이야기 ⑤

–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 RISE, 대한민국 로컬의 세계화

by 조광근

요즘 ‘지역혁신’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대학과 연계된 지역 혁신 생태계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교육부의 RISE(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이다. 한 단어로는 조금 딱딱해 보이는 개념일 수 있지만, 간단히 말하면 “지역의 힘으로, 지역을 변화시키는 혁신 체계”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무슨 혁신을 누구랑 하자는 걸까? 결국 핵심은 지역대학과 지역사회,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혁신가(창업자)들의 협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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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ISE의 본질: 지역과 대학이 함께 만들어가는 가치


RISE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학이 더 이상 지역의 고립된 섬이 아니다” 라는 사실이다.

대학은 그동안 교육·연구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역사회에서 창의적인 시도가 활발해지고 청년 인구 유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대학 역시 지역혁신의 한 축으로 적극 뛰어들 필요가 생겼다.


지역의 문제, 지역의 열쇠: 우선 지역에는 저마다 시급한 이슈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인구 감소, 일자리 문제,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그런데 재밌는 건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 또한 그 지역 안에 숨어 있다는 점이다. 지역 특화 산업, 자연환경, 문화 자원 등은 훌륭한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대학의 장점은 지식과 인력: 여기에 대학이 보유한 풍부한 지식과 우수한 인적자원이 결합하면, 지역 특화 아이템이 현실성 있는 비즈니스로 발전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RISE는 지역의 특장점과 대학의 자원이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로컬에 집중해야 할 이유는 대학창업인식 실태분석 리포트( 스타트업 레시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스페셜리포트, 이화여자대학교 ) 에서 알 수 있다. '자아실현'을 창업의 가장 큰 동기로 꼽았고 문화콘텐츠(30.5%), 교육(17.2%), 바이오/헬스케어(15.9%), IT(15.2%)


순으로 일상과 가까운 분야에 집중된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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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ISE가 지향해야 할 방향: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창업 생태계 확장


RISE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지역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구체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이 중요하다.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강화


지역 내 특화된 산업 분야, 문화예술, 농수산업, 관광, 바이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원도 영동지역처럼 해양관광이 발달한 지역이라면, 관광창업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해양관광스타트업스쿨’을 대학과 지자체가 같이 운영해볼 수 있다.



대학-지자체-혁신기관 간 협업 체계 구축 Alliance


RISE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대학 혼자서도 안 되고 지자체 혼자서도 안 된다. 혁신기관(창업보육센터, 테크노파크, 지역혁신기관 등)도 함께해야 한다.


기획, 예산, 홍보부터 시제품 제작, 시장 검증, 투자 유치까지 — 각 단계마다 제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들이 긴밀히 협력할 때 시너지가 만들어진다.


거버넌스 구조의 효과적 협업을 운영하고 있는 강릉원주대는 영남대를 주관으로 대경강원권 대학들과 창업교육 혁신선도대학을 운영하고 있고, 강원지역의 경우 강원도립대, 가톨릭관동대, 강릉과학산업진흥원과 함께 'URI(U: University, R: Region, I: Institute)'라는 타이틀로 지역BI(창업보육센터) 특화역량사업을 협업하여 수행하고 있다.

image.png?type=w773 창업교육혁신선도대학 창업교육활성화 URI생태계 구축



image.png?type=w773 BI 지역특화역량사업 URI 컨소시엄 추진 전략


학생 창업가 발굴 및 지역 안착 지원


대학이 “졸업만 하면 너희는 서울로 가!”라고 말해선 안 된다. 지역 안에서 충분히 멋진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체계가 필요하다.


기숙사형 창업보육, 지역 기업과의 일자리 매칭, 실패해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재도전 프로그램 등이 결합되어야 진정한 창업 생태계가 형성된다.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

아무리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단발성 사업으로 끝나면 ‘반짝 스타’로 그치기 쉽다.


지역 대학교·창업지원기관·지자체 간에 상시 예산 확보, 후속 지원, 투자회수(Exit) 모델 마련 등을 통해 꾸준히 창업이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3. 창업이야기: 지역에서 시작되는 ‘작은 혁신’


RISE라는 말을 들으면 “대규모 예산과 거창한 프로젝트가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다”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창업 현장에서는 오히려 작고 사소한 고민에서부터 혁신이 싹트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불편, 대단한 아이디어

예컨대 지역의 버스 배차 간격 문제, 재래시장 상인들의 디지털화, 시골 어르신들의 거동 불편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뛰어든 청년 창업가들이 있다.


사소해 보이는 문제를 건드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폭발적이다. 이것이야말로 지역혁신의 묘미다. “우리 동네에서 시작한 아이디어가 전국을 넘어 해외로 뻗어 나간다!”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현실적인 도전, 그리고 연대

창업에는 늘 위험이 따른다. 자금과 시장의 벽이 높다. 그러나 RISE 체계에서라면, 대학과 지자체, 혁신기관, 그리고 선배 창업자들까지 우군이 되어줄 수 있다.


적절한 멘토링, 시제품 제작 지원,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등 다양한 자원과 제도적 도움으로 창업의 허들을 낮출 수 있다.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지역 안에서 도전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도전 속에서 새로운 혁신이 잉태된다.



4. RISE와 함께 그려보는 미래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지방? 거긴 너무 답답해. 할 것도 없어.”라고 했을지 모르지만, 요즘은 “오히려 지방에 기회가 많다. 서울에서 해볼 수 없는 것을 시도해볼 수 있다.”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청년에게는 기회의 땅, 강원도


지역은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자원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지자체와 대학이 적극적으로 창업을 지원해주고 있으니, ‘기회의 땅’이라고 불릴만 하다.


단, 그 기회를 찾으려면 창의적으로 지역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 전체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강원창업생태계 인식 조사(2023. 12. 오픈서베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결과에 따르면, 예비창업자가 강원지역에서 창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려 지역에 영향을 주눈 요인으로는 '어렸을때 부터 익숙한 지역(39.5%), '가족들이 생활하기 좋은 환경(35.2%), 사업하기 좋은환경(31.15)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을 고려하는 경우 '사업아이템과 지역 연관성', 인력채용 용이성'으로 인한 영향력이 타지역 대비 높은편으로 나타났고, 강원지역 고려이유로는 '일과 쉼의 균형', '토지/임대료/물가/사업 원가의 저렴함', '자연 지역의 매력'이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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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type=w773 예비창업자 지역별 창업고려 이유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창업이 활성화되고 고용이 창출되면, 지역 경제 전체에 선순환이 일어난다. 대학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지역 내 창업 기업에 흡수되거나, 스스로 창업해 일자리를 만들면 인구유출이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대학-지역기업-지자체가 협업해 기술 개발, 상품화, 시장 진출까지 이어진다면, 이건 단순히 지역 한 곳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의미 있는 혁신의 모델이 된다.





5. 지역을 바꾸는 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시작


RISE라는 정책적·제도적 틀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제도가 있다고 혁신이 저절로 굴러가지는 않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 그리고 “지역에 대한 애정과 창의적인 시각”이다.



“결국 로컬에서 시작된 혁신은 지역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이때 대학은 새 아이디어의 온상(溫床)이 될 수 있고, 지자체는 과감한 지원과 정책으로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으며, 민간 창업가와 혁신기관들은 실행력을 발휘해 이를 현실로 이끌어낸다.



오늘날 우리는 수도권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를 체감하고 있다. 새로운 출구 전략은 바로 지역에서, 지역민과 함께, 그리고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RISE 체계에 달려 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청년 창업가와 혁신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실패도 해보고, 다시 도전하며 한 단계씩 나아간다. 누군가의 작은 시도가 “나비효과”처럼 온 지역을 변화시키고, 종국에는 전국 단위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꿈 같은 시나리오 말이다.



다소 이상주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에 희망을 품고 뛰어드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RISE 체계가 있다면 그 꿈은 전혀 허황되지 않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로컬에서 시작된 작은 혁신은 마침내 커다란 결실을 맺을 것이다.



“로컬에서 시작된 혁신”이라는 말이 앞으로는 ‘작고, 미약하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미래의 가능성으로 들리길 바란다. 그리고 RISE가 그 혁신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지역 창업 생태계가 마음껏 꽃을 피울 수 있길 기대해본다.


E.S.G. 강원!

강원특별자치도 그리고 스타트업 허브 강원, 기술과 로컬이 결합되는 그 곳에서 이제 스타트업이 세상을 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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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꼭 대도시 한복판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다. 때론 ‘시골 구석’에서 전세계를 뒤흔들 만한 아이디어가 튀어나온다.” 지역민과 대학, 그리고 창업가들이 함께 호흡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미래를 만들어보자. 실크로드가 끝나고 시작되는 북위 37도선에 위치한 기회의 땅 강원도, 태평양의 에너지가 전해지는 강원도 동해안에서 대한민국 로컬의 세계화가 가능해 진다., 당신이 사는 그 ‘로컬’이 곧 세상의 중심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그 중심에 RISE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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