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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에서 시작된 혁신 : RISE와 창업이야기 ⑥

RISE와 대학 창업 생태계 분석

by 조광근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이하 RISE)는 이제 지역 발전의 핵심 정책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원도는 청정 자연환경, 관광·레저·바이오 등 다양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RISE를 통한 혁신과 창업의 결실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강원 RISE가 지향하는 가치와, 강원 지역 대학 창업 생태계가 갖는 의미와 방향성을 에세이 형식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강원 RISE, 왜 중요한가?

지역의 현실과 염원


강원도는 풍부한 자연자원과 깨끗한 환경, 그리고 풍요로운 문화유산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과 인구 감소라는 전국적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며, 특히 청년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현실이 있다. RISE가 부각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다.

대학-지자체-혁신기관이 협력해, 지역 특성에 맞춘 창의적 해법을 찾겠다는 전략.

대학은 젊은 인재와 지식을, 지자체는 정책과 예산을, 혁신기관(창업보육센터·테크노파크·연구소 등)은 실행력을 제공한다.


혁신의 출발점: 강원도만의 고유자원

전국 어느 지역이나 나름의 특화된 자원이 있지만, 강원도만큼 자연환경이 매력적인 곳도 드물다. 이러한 환경은 에코관광, 해양관광(동해), 레저스포츠(스키·서핑), 바이오산업(청정 자원을 활용한 식품, 의약품 등) 등 다양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RISE는 이러한 ‘강원 특화’ 자원을 창업과 연결짓게 만드는 열쇠가 될 수 있다.



2. 강원도 대학 창업 생태계의 현주소


지역대학의 역할 변화

과거에는 대학이 지역 인재를 교육해 수도권이나 대기업으로 내보내는 통로 역할을 주로 해왔다. 그러나 이제 대학은 지역 안착창업 활성화를 이끄는 기폭제로 인정받아야 한다.

강원도 내 주요 대학들이 창업교육센터, 창업보육센터(비즈니스센터) 등을 설립하고, 학생 창업자를 발굴·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 강의, 학내 창업동아리, 지역 특성화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 인재에게 ‘창업 마인드’를 심어주고자 한다.


각종 창업지원 프로그램의 등장

창업경진대회: 지역 특화 아이템을 겨루는 장(場)이 되면서, 강원도 고유의 자원(관광·농수산·식품 등)을 접목한 아이디어들이 부상하고 있다.

BI(창업보육센터)·ICC(산학협력단) 연계: 대학별로 교내 부지와 시설을 활용해 스타트업 멤버십, 멘토링, 시제품 제작을 지원한다.


지자체 연계 펀딩: 지자체나 지역 혁신기관이 ‘지역 혁신 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주도하고, 보육기관과 투자기관 간 네트워크를 만든다.


여전히 부족한 연결고리

강원도의 대학 창업 생태계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시장 접근성, 투자 유치, 인적 네트워크 측면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질적인 투자 유치와 선도 모델 창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대학, 창업 지원조직, 지자체의 연계가 더 촘촘해져야 한다.



3. 강원 RISE가 제안하는 미래 방향


지역 특화 산업과 창업의 시너지를 극대화

관광·레저: 국내외 관광객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동해안·산악 레저 자원은 스타트업이 새롭게 진출하기에 매력적인 분야다.

예) 레저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지역 축제 기획 스타트업, 농촌-레저 결합형 체험 프로그 램 등

바이오·농식품: 청정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특산물, 한약재, 건강기능성 원료 등을 활용해 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다.

예) 지역 특산물을 가공한 HMR(가정간편식) 브랜드, 체질 특화 건강식 등


대학-지자체-혁신기관 간 연계 강화

공동 연구개발(R&D): 대학 연구실에서 나온 기술이 지역 기업과 만나 제품화되거나,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RISE가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인재 양성과 취·창업의 선순환: 대학생들에게 지역 기업 인턴십, 지역 특화 창업 프로젝트를 제공하고, 졸업 후 지역에서 취업 혹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게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

지역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액셀러레이터나 VC(벤처캐피탈) 등을 육성하거나 유치하여, 투자·멘토링·네트워킹을 주도하게 만드는 것이다.


청년 창업가 ‘안착’을 위한 환경 조성

생활·주거 인프라: 창업만 열심히 지원한다고 해서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지는 않는다. 주거 지원, 문화·예술 공간, 교통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이곳에서 살아도 불편함이 없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재도전 시스템: 창업은 실패의 연속일 수도 있다. 한 번 실패했다고 끝이 아닌, 다시 지원받고 재도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멘토링,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


강원형 RISE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

예산 확보와 안정적 운영: RISE가 일시적 사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혁신 체제로 기능하려면, 중앙정부·도(道)·시군(市郡)이 안정적으로 예산을 배분해야 한다.

규제 완화와 행정 지원: 특히 의료·바이오, 관광 분야에서는 규제 개선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실증 특구나 규제 샌드박스 지정도 중요한 테마다.



4. 로컬 창업 스토리, 그 ‘작은 시작’의 위력

“강원도에서 뭐 하려고?”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원도에서 시작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해외 진출 가능성까지 모색하는 기업들도 등장했다.

소셜벤처 사례: 시골 마을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어르신과 청년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 도내 농촌 지역부터 시작해 전국 농촌에 확산되는 모델로 성장 중이다.

관광 O2O 플랫폼: 동해안 해수욕장, 올림픽 유산(평창)과 결합해, 여행·레저 콘텐츠를 온라인 예약·가이드로 제공하는 로컬 스타트업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역 특수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학의 인재 및 연구 역량, 지자체의 행정지원을 적절히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 배후에는 RISE의 철학 — 로컬 문제를 로컬에서 해결하려는 의지와 협력이 중요하다.



5. 앞으로의 과제와 제언


연계의 폭을 확장하라

RISE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강원도 내 대학들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기관과의 교류도 중요하다. 지식과 네트워크를 개방적으로 공유해야 지역 창업 생태계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지역 브랜드를 만들어라

“강원도에서 창업한다”가 단순히 공간적 선택으로 그쳐선 안 된다. 강원도에 특화된 브랜드와 스토리를 부각해야 한다.

예) 강원도의 ‘청정’, ‘웰니스’, ‘건강’, ‘레저’ 등의 이미지를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


실패도 자산으로 삼는 분위기

지역에서 창업 실패는 더 큰 좌절을 초래하기 쉽다. 그러나 오히려 소규모 시장에서 빠르게 검증하고 피벗(pivot)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다음 성공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는 문화가 필요하다.


인재 유입 및 양성에 대한 지속 투자

지역 밖의 청년에게도 매력적인 환경을 마련하고, 강원도 출신 청년에게는 ‘돌아올 이유’를 만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역 장학금, 창업지원금,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스타트업 캠퍼스 조성 등



6. 맺으며: 강원 RISE, 로컬 혁신의 길을 열다

결국 RISE는 “지역이 직접 주체가 되어 지역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강원도가 가진 무궁무진한 자원과 가능성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다면, 이제는 RISE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대학은 청년과 학문적 기반을 제공하고,

지자체는 정책과 예산을 마련하며,

혁신기관·민간은 현실적 실행과 투자를 주도한다.


이 삼각구도가 튼튼해질 때, 강원도는 ‘지역’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전국을, 나아가 세계를 향한 혁신의 무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로컬 혁신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지역 문제에 대한 관심, 창의적 발상, 제도의 체계적 지원이 모이면, 작은 마을에서도 굵직한 변화가 일어난다. 강원 RISE와 함께라면, “강원도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가 더 힘차게 울려 퍼질 것이다.


어쩌면 진짜 재밌는 변화는 어느 산골 마을 창고에서 시작될지 모르고, 창업동아리 소속 대학생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터져 나올지 모른다. 그 작은 불씨가 지역, 나아가 사회를 뒤흔드는 혁신의 불꽃이 되길 바라며 우리는 그 출발점을 바로 지금, 강원 RISE에서 만들어가고 있다.


“로컬에서 시작된 혁신, 그 중심에는 RISE가 함께할 것이다.”


KakaoTalk_20250425_132106414.jpg ▲ 라이즈와 혁신: 로컬 창업이야기를 집필한 조광근 작가는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의 강원스타트업허브 조성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대학 발 창업활성화릉 위한 전략을 수립한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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