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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와 나

앞가림은 언제쯤 잘 할 수 있을려나

by 감성멘토앤

누구나 귀하고 또 귀해요.

“나 앞가림이나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 금명이의 한마디가 가슴에 남았다


주말 내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봤다.

아이유와 박보검이 주연을 맡았다는 이유로 보기 시작했지만,

보다 보면 어느새 빠져든다.

그리고 마지막 회를 다 보고 난 지금,

마음속에 오래 남은 한 장면이 있다.


남자친구가 양금명에게 묻는다.

“하고 싶은 일 있어?”

그에 대한 금명이의 대답은 이랬다.


“나 앞가림이나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순간, 마음이 뭉클했다.

꿈을 말하라고 했는데,

금명이는 현실을 말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미래나 대단한 목표가 아니라

그저 나의 하루를 잘 견디고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회사생활이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회사생활을 재미로 다니냐”고 말하던 금명이.

그 말도 참 현실적이었다.

누구는 일하는 게 즐겁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직장은 그저 버텨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책임지려는 금명이의 모습에서

나는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았다.

울고 싶을 때 울 수 없고,

도망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그저 ‘앞가림’을 선택하는 우리들.


이 드라마는 말해준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고.

엄마는 딸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고 말해주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사소한 하루가

결국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이라는 걸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일깨워준다.


화려한 배경도, 자극적인 전개도 없지만

그 안에는 삶의 본질이 있었다.

디지털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는 지금,

보이지 않는 감정과 진심, 추억의 따스함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폭싹 속았수다>.

왜 이 드라마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그 안엔 '우리'가 있고,

지금도 어디선가 앞가림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모든 금명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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