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by 케빈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종교는 없지만 크리스마스라는 공휴일은 아이들에게 산타를 통해 선물을 받는 그런 날이 되었다. 어느새 초5, 초3으로 자란 아이들은 어느 순간 산타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걸음마를 배우던 시절 선물을 줬던 산타가 아빠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녀석들에게 그래도 선물 없이 크리스마스를 넘기는 건 또 다른 애달픈 마음이 들어 선물을 무얼 갖고 싶냐 물어보았다. 등굣길이었고 아이들은 옷을 챙겨 입느라 바쁜 순간이었다.


첫째는 가방을 둘러메며 “난 우리 가족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그게 선물이야.”


출근 준비를 하던 나는 갑자기 눈물이 핑돌아 눈물을 감추어야만 했다. 그래서 아이를 꼭 껴안았다. 그 모습을 보고 둘째는 양말을 신으며 말했다.


“난 우리 집 대출을 다 갚아달라고 할 거야.”


명랑하면서도 유쾌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우리 집이 은행집이라고 농담처럼 해서 그런지 둘째는 대출이라는 개념도 모르면서 그걸 갚겠노라 말하고 있는 거였다. 12월 추운 겨울 아주아주 쾌창한 날 나는 두 아이를 힘껏 껴안을 수밖에 없었다.


둘을 껴안은 채 머리를 쓰다듬는데 두 놈의 머리가 한 손바닥에 안 들어올 만큼 큰 걸 보고 마음이 찡했다. 이놈들이 어느덧 사회로 나가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산타가 정말 있다면, 이 어린 두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그게 이번 크리스마스 아빠의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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