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로써 존재
‘인민들이여 단결하라.’
종이에 적힌 글자였다. 쓰러진 첸이 정신을 차릴 때 즈음, 밑에서 뭔가 쏟아질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펑츠하오가 말한 두 사람이 걸려 당장 타오에게로 갔다.
절뚝거리며 거리에 나서는 와중에 이웃의 도움을 받아, 시장으로 갔다. 애타게 타오를 찾는 소리에 상인들이 몰려왔다.
“어서.... 어서! 병원으로!”
사람들의 그 말로 타오가 살아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숨 고를 시간을 두지 않고 이웃에게 조금 더 부탁을 하여 병원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문 정면에 보이는 간호사를 붙잡고 타오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그 간호사는 종이에 적힌 이름을 찾다가 조용히 내 눈을 쳐다보고는 따라오라 말했다.
흰 천에 붉은 피가 적셔진 것을 가리켰다. 분명 그 아랫사람이 있음은 분명했으나, 믿을 수 없었다.
굳은 피를 눈물로 씻었다.
싸늘하게 식은 아이들의 아빠가 불쌍해 따뜻하게 안아주었다만 돌아선 그는 따뜻해지지 않았다.
울다가, 울다가, 울었다.
눈을 떴을 때는 내 몸도 꽤 식어 있었다.
아래가 너무 아프면서도 한기가 느껴지면서 오한이 들며 몸이 떨렸다.
뱃속의 아이가 아빠를 따라갔다. 하염없이 울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아이 때문이 아니었다.
타오.... 불쌍한 남자....
그는 육지 촌놈이었기에 바다나 강을 좋아했다.
마지막이라도 그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 그를 바다에 뿌렸다.
그의 아들이 작은 손으로 아비를 움켜쥐고 뿌렸다.
녀석은 작은 손 때문이 아니라 아비를 보내기 싫어 일부러 오랫동안 움켜쥐었다가 놓아주었다.
“아! 타오는 내 춤을 참 좋아했어!”
타오를 위해 열심히 췄다. 한 번도 그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소녀 같은 움음소리와 빙빙 돌며 떠나는 그가 웃을 수 있도록.
선장과 선원들이 혀를 찼다.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올라왔다를 몇 번이고 반복하도록 나와 첸은 말없이 각자 허공만 응시했다.
‘끼익’
문을 손보겠다고 약속한 이가 떠난, 약속도 지키지 못했던 그의 모습이 상기되는 문에서, 한 사람이 멀뚱멀뚱 서 있었다.
“곧 일본이 난징으로 올 겁니다.”
“....”
“옌안으로 가시죠.”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첸이 그의 손을 잡았다.
“그곳은 어디죠?”
“북쪽입니다.”
“거기는 살만할까요?”
“물론이죠. 심지어 삶이 있을 겁니다.”
“그게 뭘까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모두가 평등할 겁니다.”
“어머니, 오늘이 혁명의 날입니다. 오늘로 진짜 인민을 위한 인민에 의한 인민의! 나라가! 오늘 바로 섭니다!”
“조심하거라....”
“인민을 위해!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준 류쉰을 위해! 위대한 인민의 대표 마오쩌둥을 위해!”
첸이 당당한 발걸음으로 문을 열고 나섰을 때, 일어났다. 그리고 그를 위해 춤을 췄다.
“인민 동지 여러분!
우리는 혁명의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이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과거의 어둠과 부패, 그리고 탐욕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기득권을 지키려는 부르주아 지식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인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혁명의 불길 앞에 무릎 꿇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들은 이념을 배신했고, 우리의 진보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인민을 위해,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위해 이들의 영향력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혁명의 정화입니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단호히 맞서야 합니다.”
“인민 동지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명확합니다.
혁명을 지키고, 인민의 권리를 수호하느냐, 아니면 과거의 사슬에 묶여 미래를 잃느냐.
우리는 과거에 머무를 수 없습니다.
우리의 처단은 단순한 보복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민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며, 진정한 혁명의 승리입니다!”
“동지들이여!
한 마음으로 단결하여 이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갑시다.
인민의 이름으로, 혁명의 이름으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인민들이 청년국장을 향해 환호했다.
“그 거룩한 사명을 이룩시키기 위해, 오늘 우리는 피를 묻힐 겁니다! 자! 여기 자본의 사역자들! 배부른 돼지들을 여러분 앞에서 그 죄를 물을 것입니다!”
그날 첸에게서는 철 냄새가 났다.
아들의 깨끗한 인민복을 빨며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