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 들어온 지 벌써 26년째이다
우리 조직은 보통 2년에서 2년 6개월 정도 있으면 새로운 부서로 발령이 난다
이번에는 사업부서로 발령이 났다
사실 긴 공직생활 동안 사업부서에서 일 해 본지 오래되어 일도 배울 겸해서 발령이 나길 바랐던 곳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일 많은 사업부서에서 고생도 하고 승진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막상, 이곳으로 발령 온 지 20일 정도 지났다
아직도 발령이 나면 왠지 모를 낯선감과 긴장감이 늘 생기지만, 이곳은 늘 느꼈던 긴장감 정도가 아니라, 정말 바쁘다
팀장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직원들 일도 챙겨야 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여 챙길 것도 많다
오늘은 장애 급여까지 나가는 날인데, 올해 시스템이 바뀌어서 은행과 전산이 안 맞은 모양이다
아침부터 끊임없는 민원전화에 독촉 전화까지 정말 정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옆에 팀장들은 설명절 쇠려고 연가도 낸 분도 있었고, 직원 중에는 일찌감치 귀향길에 오른 사람도 있었다
이곳에 있는 나는 괜히 마음이 분주하다
날짜별로 챙겨야 할 일을 직원보고 계획을 세워보라 하고, 명절 끝나고 곧 방문 예약 해둔 시설까지~
퇴근 때는 급한 마음에 화도 잠시 났다.
이곳에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곳은 내가 이미 알고 있고 소문이 난 일 많은 부서이자, 내가 원하던 곳이 아닌가?
이렇게 포기하고 좌절하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자리였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신발끈을 고쳐 매듯 마음에 평정심을 되찾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는다
제발 이곳에서 잘 업무를 처리해서, 제가 원하던 승진을 할 수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하고도 잘 지내게 해 주세요
내가 믿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본다.
일부러, 쉬는 날 나와서 책상 자리 정돈과 서류를 정리한다
다음날 출근할때는 보다 정리되, 갖춘 마음으로 일을 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