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두 번째 스무 살』을 읽고

by 샐리


나는 우연히 『두 번째 스무 살』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중년 여성들의 체험 수기 형식으로 쓰인 이 책은, 어릴 적 꿈 많던 시절을 뒤로하고 사랑과 결혼을 선택한 여성들이, 어느덧 40대가 되어 자신을 되돌아보고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 찾는 이야기였다.

지금은 책의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할 순 없지만, 이 에세이를 읽으며 나의 꿈도 문득 떠올랐다.


대학교 1학년 시절, 나를 가르치던 교수님이 미국으로 가셨다.
1년 후 여름 방학쯤, 교수님이 한국에 오셔서 유학 관련 세미나를 열어 주셨고, 꿈 많던 나는 그때 벌써 미국 유학을 상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유학이란 게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었고, 그때 사귀던 남자친구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국내 대학도 충분히 유학이야. 해외는 안 돼.”

그 말을 그냥 웃으며 넘겼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 한마디가 내 선택에 영향을 줬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두 번째 스무 살』 을 읽던 그 순간, 나도 다시 꿈을 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 나이는 딱 마흔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았다.
“이 나이에 뭘 새롭게 해…”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다시 무언가에 도전할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시 스무 살이 되는 건 어렵지만… 열 살만 빼면 서른이잖아?”

그렇게 마음을 다잡자 뭔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 열 살만 빼자. 지금 마흔이지만 서른처럼 다시 시작해 보자.
그 생각을 하자 마음속에 작은 용기가 피어났다.
“뭔가 해볼 수 있겠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영어였다.
젊었을 때 유학을 꿈꿨지만 현실에 눌려 접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지금이라도 영어를 배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친한 친구에게 말했다.

“우리 영어 한번 배워보지 않을래?”

그랬더니 친구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야, 이 나이에 무슨 영어야~ 애들이나 열심히 가르쳐.
우리 그냥 같이 골프나 치자.”

그 말을 들은 나도 순간 웃음이 났다.
그래, 이 나이에 영어는 무슨…
하지만 웃고 돌아서면서도 마음 한쪽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남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유학을 못 갔던 아쉬움 때문에
아이들만큼은 외국에서 공부하게 해주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딸아이는 악기를 하고 있었기에
프랑스에 유학을 보내야지 하는 생각을 했고,
아들은 머리가 좋으니
미국에 보내야지 하는 꿈도 꿨다.
물론 그냥 엄마의 상상일 뿐이었지만,
그 상상이 너무나 생생해서
‘아이들이 외국에 살게 된다면… 나는 영어를 못해서 따라가지도 못하겠네’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영어를 배우고 싶어 졌다.
내 꿈 때문이기도 했고,
아이들과의 미래를 함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

물론, 지금도 불안한 마음이 있다.
나이가 몇인데 이제 와서?
과연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두 번째 스무 살』을 읽고 나서,
그 모든 불안 위에 “괜찮아, 지금도 늦지 않았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 책 속의 여성들도 나와 다르지 않았다.
사랑, 결혼, 육아, 이혼, 좌절…
그리고 다시 ‘나’를 찾는 여정.

나는 아직도 나를 찾는 중이다.
비록 스무 살은 아니지만,
내 안의 두 번째 스무 살은 지금 막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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