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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규 May 13. 2024

진짜 보석, 진짜 인생
vs 가짜 보석, 가짜 인생

        

 

   

나는 1990년 미국보석학회에서 보석을 공부하며 보석의 탄생을 아픔이 없으면 절대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자연의 법칙은 철저한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고통이 없으면 아름다움이 없다.”     

 보통 다이아몬드는 땅속 깊이 약 120km 지점에서 형성이 된다. 그 지점은 고온고압이 상태이다. 신비하게도 가장 나약한 탄소가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가장 강한 다이아몬드가 된다. 이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서 다이아몬드 내외부에 내포물(아픔)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내포물은 아주 정교하고 섬세하다. 수많은 보석마다 고유한 내포물이 있다. 이 고유한 내포물이 보석의 이름이 되고 보석 고유한 속성이 되는 것이다.    

 

가짜 보석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보석이다. 그래서 천연 보석처럼 내포물(아픔)이 없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형성된 내포물은 투박하고 거칠다. 일반인이 겉으로 보면 천연 보석과 구분이 어렵다. 이처럼 가짜 보석은 아픔이 없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순풍을 만나면 복이지만 역풍을 만나면 내가 당시에는 힘들고 어렵다. 하지만 내가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중에서     


엄지손가락 마디만 한 대추 한 알 안에 태풍 천둥, 벼락이 몇 개씩이나 들어있다고 표현한 시심이 놀랍다. 그렇다. 시퍼런 대추 한 알이 잘 익은 붉은 대추가 되기 위해서 나무가 태풍도 견뎌야 하고, 천둥과 번개 소리에 놀라기도 해야 하며 벼락이 내리치는 밤들을 지나야 한다. 하물며 수많은 상황과 사람을 겪어야 하는 인간의 삶은 오죽하겠는가.     


나는 첫 대학 입학시험에서 고배를 마시고 시골집에서 공부하며 있기가 어려워서 인천에 사는 누님 집에 기거하며 재수를 준비했다. 두 번째 대학시험에 도전을 앞두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삶의 천둥 벼락을 맞았다. 누님 집에서 기거할 때 연탄가스 사고가 난 적이 있다. 난 의식을 회복하고 꺠어났는데 내가 병상에 누워있다. 누님에게 자초지종을 들었다.      


삶의 벼락은 언제 내게 떨어질지 알 수 없다. 내가 만약 그때 깨나지 못했다면 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하다가 죽은 인생이 되었을 것이다. 누가 들어도 정말 재수 없는 인생이 디고 말았을 것이다. 지금은 거의 없지만 예전 뉴스에서 들었던 연탄가스 사고를 내다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병원에서 눈이 떠졌을 때 머리가 깨질 듯 아팠지만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그래, 내가 여기서 죽을 운명은 아니었구나. 지금부터 삶은 덤으로 사는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세상을 보는 가치관이 달라졌다. 그전까지는 열심히 하면서도 마음 저 깊은 곳에 ‘나는 왜 시골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을까?’ 왜 나는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할까?‘     

 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나에게 재수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언제든지 찾아가면 뵐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신 것이 행복했다.       


나는 대학 시절 질병을 치료하느라 힘겨운 휴학을 하고 직장인의 길에 청천벽력 같은 항암 치료를 하기 위해 휴직을 하는 등 모든 것이 늘 늦깎이 꼬리표였다. 더구나 연탄가스 사고를 포함하여 다섯 번의 육체적 고통의 터널을 지나며 변곡점에서 내가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보석 같은 순간들을 경험했다     

 인생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멈추게 하는 삶의 벼락이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어떤 순간에도 정직하게 판단하고 행동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직장인의 길을 걷다 보면 나만 왜 승진이 느려지는가에 대하여 조급해지기 쉽다. 조급함은 나를 힘들게 하는 가장 흔한 원인 제공자다. 


고등학교 시험부터 아픈 탈락을 경혐했다. 대학 시험에 탈락 후  재수하고 또다시 대학시험에 탈락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추업에 탈락했다. 이처럼 정말 내외부적으로 아픔이 참 많았다. 지금 이 책을 쓰는 지금, 이 순간은 아픔이 없는 가짜 보석, 가짜 인생보다는 진짜 보석, 진짜 인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의 가치라는 것을 전하고 싶다. 매일 잠들었다가 매일 차임 눈을 뜨는 것도 실은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매일이 덤으로 사는 인생인 것이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상황인가?”     

힘겨운 상황은 변곡점에서 크고 작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긍정과 희망의 노력으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 “지난날의 굴곡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버거운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라고 여기면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픔이 있는 진짜 보석, 진짜 인생을 통해서 좀 더 여유를 갖고 양보하고 사랑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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