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상파 Sep 24. 2024

간병일기 95

이상한 기운

이상한 기운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2박 3일을 남편 옆에서 간병하다. 낮에 잠깐 병실에 들르는 때와는 달리, 밤을 새면서 남편 곁에 있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달뜬다. 먹지도 자지도 못한 몸 어디에서 기운이 솟는지 알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은 아니다. 그때만은 나의 몸이 이상 반응을 하는 것 같다. 나의 헌신이 남편을 살려낼지도 모른다는 과한 믿음이 막 밀려든다. 남편을 부르러 오는 저승사자도 막아낼 태세다. 부디 나의 보살핌이 꺼져가는 남편의 목숨을 붙잡아주길 바랄 뿐이다.


이틀 밤을 꼬박 새고 낮에 간간이 새우잠을 잔다. 한 이십분 정도만 자고 일어나도 머리 띵한 것이 덜 해진다. 그렇게 간병을 하다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2011년 6월 4일 토요일)

작가의 이전글 간병일기 9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