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루퉁한 스핑키
부루퉁한 스핑키,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조은수 옮김, 비룡소
부루퉁한 스핑키
부: 부끄러운 줄 알아야해요
루: 루비의 붉은 빛 감도는 얼굴로
퉁: 퉁명스럽게들 쏘아붙이다니
한: 한통속으로 똘똘 뭉쳐
스: 스컹크 방귀라고 놀리다니
핑: 핑글핑글 눈이 뒤집힐만 했잖아요
키: 키 작은 꼬맹이에게 다들 너무했어요
사랑이 버텨낸 유별난 심통
무엇 때문에 아이는 저리 골이 난 것일까요? 그래요, 한 집안의 막내는 막내라는 이유로 귀여움을 받기도 하지만 종종 무시도 당하지요. 그림책의 우리 주인공은 후자여서 단단히 화가 나 있습니다. 엄마를 제외한 모든 가족을 머저리로 몰아붙이며, 마음을 풀 줄 모릅니다. 가족들은 무던히 달래보지만, 아이의 뾰로통한 감정은 쉽사리 풀리지 않지요. 급기야 할머니까지 구원투수로 등장하지만 스핑키의 서운한 마음은 요지부동입니다.
그런데도 가족들은 끝까지 아이를 향한 애정과 인내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스핑키 쪽에서 가족들의 기분을 풀어야 할 차례가 되었지요. 하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듯, 스핑키는 마음을 풀면서도 체면을 지킬 묘수를 밤새 고민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기막힌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였지요. 가족들 모두가 얼마나 흐뭇해하는지요! 심술 많은 아이 못지않게 과장되게 행동하는 가족들을 보니 가족의 분위기가 막내를 작렬한 고집쟁이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유쾌한 그림과 글은 골난 아이의 심리를 코믹하면서도 사실감 있게 그려냅니다. 아이의 고집과 가족의 쩔쩔맴 속에서 우리는 유별나게 사랑스러운 한 가족을 만납니다. 아이를 향한 사랑, 그 사랑을 밀고 나가는 끈기와 유머가 돋보이는, 훈훈하고도 웃음 가득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