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글, 지오반니 만나 그림, 정회성 옮김, 길벗어린이
월든
월: 월든 호수가의 숲속에서
든: 든직한 소로는 외롭지 않았듯이,
그림책 <월든>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에 2003년 이탈리아 안데르센 상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작가의 그림이 더해진 작품입니다. 이 책 덕분에 독자들은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살았던 소로의 삶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로가 숲속으로 들어간 이유는 자기 나름대로 인생을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과 정면으로 부딪쳐서 나 자신이 인생의 가르침을 온전히 익힐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는군요. 그리고 ‘언젠가 죽음을 맞게 되었을 때 내가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싶기도 했답니다. 그림책 마지막에서 ‘비록 돈은 없었지만, 햇빛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과 여름날을 마음껏 누렸다는 점에서 나는 부자였다’고 단언한 것을 보면 그는 뜻하는 바를 이룬 것 같습니다.
소로는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세 개의 의자를 마련합니다. 그것은 고독과 우정,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것이었지요.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상징적인 의자입니다. 손님을 맞을 응접실은 실내가 아니라 집 뒤의 소나무 숲이었습니다. 자연에서 사는 것도 좋지만 문명사회와 등진 채 혼자 살면 외롭지 않았을까요? 저 같은 사람의 질문을 많이 받았는지 그는 말합니다. ‘호수에서 큰 소리로 웃어대는 물새나 월든 호수 자체가 외롭지 않듯이 나도 외롭지 않다.’ ‘초원에 홀로 피어 있는 노란 현삼이나 민들레, 콩잎, 괭이밥, 말파리, 호박벌이 외롭지 않듯이 나도 외롭지 않다.’ 그의 이런 도저한 정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어느 정도의 깨달음에 이르면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바람이 외롭지 않듯이, 나무가 외롭지 않듯이, 밤하늘이 외롭지 않듯이, 어둠이 외롭지 않듯이…… 그렇게 읊조려보지만 여전히 외로움이 가시지 않습니다. 관념과 생활의 차이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로움을 초월한 이 사람에게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