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그것
입술을 앙 다물고
두 손으로 꽉 움켜잡았는데
그걸 어디에서 잃어버린 걸까
엄마의 뱃속일까
머리 풀고 누웠던
어느 강바닥이었을까
마음이 허기진 날
어느 그림자에 걸어두고
날마다 보는 그 눈의 귀에
뼈와 살처럼 달라붙어서
그걸 이리 애타게 찾는 걸까
쓰고 단내 나는 세월
인비늘 같은 침묵으로 버텼는데
그걸 어디 두고 온 걸까
뒤돌아서면 보일락말락
허물 벗은 뱀처럼
길 위에 찍힌 허기진 발자국
마침표를 찍으려 했으나
한 땀 한 땀 쉼표를 잇고
오늘을 마주하여 살아내도
길 위의 허기진 발자국
그걸 어디에 두고 온 걸까
소나기 같은 한 줄기 바람이
허기진 발자국 위에 머물렀다
멀지 않은 곳
한때 나를 품었던 자리에서
땡볕 같은 매미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 울음은
잃어버린 나의 이름을 부르듯
허기진 발자국을 부풀렸다
마음이 허기진 날에는 뭔가를 잃어버린 듯하다. 손 안에 쥐었다고 믿었는데, 막상 찾으려 하면 어디에도 없다. 오래 잊고 지내다가 불현듯 찾게 된다. 그것은 삶을 밀어올리는 사랑이었고, 태곳적 고향이었으며,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내 안의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