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앙쥐와 태엽쥐
새앙쥐와 태엽쥐,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명희 옮김, 마루벌
새앙쥐와 태엽쥐
새: 새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
앙: 앙감질하며 뛰어가 보니
쥐: 쥐눈이콩처럼 말똥한 눈을 하고
와: 와락 안겨온 따뜻한 존재
태: 태엽이 감기듯 변함없는 우정
엽: 엽서를 주고받던 그날의 설렘
쥐: 쥐어준 사탕처럼 달콤하게 남았어요
나를 버리고 싶은 순간에
<새앙쥐와 태엽쥐>는 살아있는 생쥐와 장난감 태엽쥐 사이의 우정을 통해 겉보기에 화려하고 안정돼 보이는 삶의 이면을 조명합니다. 사람들로부터 늘 도망치며 살아야 하는 생쥐는 아이의 사랑을 받는 태엽쥐가 부럽기만 합니다. 그 부러움은 어느새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다른 누군가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이어집니다. 소망을 이루기 위해 생쥐는 정원에 사는 마술 도마뱀을 찾아가 자신도 태엽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도마뱀은 보름달이 뜨는 날, 보라색 조약돌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생쥐는 애타게 그것을 찾아다니다 다락방 구석에서 낡은 장난감 상자 곁에 버려진 태엽쥐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토록 부러워하던 태엽쥐가 주인 아이의 사랑에서 밀려나 이제는 잊힌 물건이 된 것입니다. 그걸 본 생쥐는 자신이 되고 싶어 했던 삶의 이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태엽쥐의 평온함은 자유도 생명도 없는 일시적인 애정에 의지한 허상이었음을 말이지요.
생쥐는 조약돌 앞에서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여전히 태엽쥐가 되고 싶었을까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싶었던 그때 쥐구멍 너머로 ‘찍찍’ 소리가 들려서 조금은 안도했습니다. 위험하고 고단하지만 ‘살아있는 존재’로서의 삶을 선택한 생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것은 스스로 생명을 받아들이고 더불어 사는 존재와의 우정을 선택한 진짜 ‘나’의 회복이기도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