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9 일차(2025. 1.17)
이제 이번 여행 계획의 절반이 지나간다. 야간기차로 체코를 거쳐 베를린으로 가는 중이다. 현지 시간 새벽 5시 10분.
큰 아이는 지친 몸으로 좁은 기차 칸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다. 나도 지치기는 마찬가지도. 다행히 오늘까지는 아이와 큰 의견 충돌이나 트러블은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부자지간이지만 이제 더 이상 보호자와 피보호자가 아닌 인생의 동반자임을 느낀다. (사실 법적으로도 이미 미성년자는 아니다)
이제 신체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나보다 정보량도 많고, 정보에 접촉하는 방법도 더 빠르고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도 명확하다. 사소한 작은 것까지 지시하려 하지 말고 함께해 보자 제안해야겠다. 이게 슬픔이나 아쉬움이 아닌 기쁨과 즐거움이다. 삶의 소중한 친구를 얻었다.
8시 20분 베를린 중앙역 도착. 짙은 안개가 우릴 환영한다. 도착하자마자 물품보관소로 가소 체크인까지 보관(요령이 생김). 햄버거와 커피(지금까지 평생 먹었던 햄버거보다 더 많이 먹는 듯)로 간단한 아침. BVG란 앱을 깔고 대중교통 패스를 구입..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이동. 이동 중 추위를 이겨야 한다. 유니클로에서 히트택 상하의를 사서 끼워 입었다. ㅜㅜ. 훨씬 따뜻해졌다.
9시 30분부터 브란덴부르크 문을 보고 인근 주변을 걸어 홀로코스트 기념물, 소비에트 전쟁 기념관, 체크포인트 찰리. 유대인 박물관 그리고 공포의 지형학을 둘러봤다. 3시까지 둘러보며 점심 먹을 생각도 못했다
加害의 입장이든 被害의 입장이든 “역사의 진실을 기억하고 전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
나폴레옹에게 약탈당했지만 다시 되찾아온 브란덴부르크 승리의 여신상. 소비에트 병사의 동상과 전차. 작은 부스형태에 불과함 동서베를린의 경계에 있는 검문소.
그리고 유대인을 비롯한 소위 “enemies of the state(Feinde des Staates)“에 대한 잔혹행위. 유대인박물관의 낙엽(희생자를 상징하는 2만 개의 서로 다른 철판 얼굴)과 호로코스트타워. 공포의 지형학 박물관에 있는 나치 부역자들. 희생자들. 그리고 살인을 포함한 가해와 피해의 실제 사진들 앞에서는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독일인들은 왜 그들의 숨기고 싶어 할 만한 과거를 전 세계에 공개하는 것일까?
점심을 건너뛰고 숙소 체크인 후 국가의회의사당을 방문했다. 역시 건립 때부터 전쟁 중 폐허가되고 다시 복원한 전 history가 전시되어 있었고, 특히 노먼 포스터의 유리돔은 그동안 로마와 비엔나에서 보았던 고전주의와 르네상스, 바로크양식의 돔과 달리 현대 거장이 재해석한 돔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금요일 오후의 베를린은 너무도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이다. 베를린 시내에는 물론 외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도 많았지만 자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수많은 독일 청소년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인솔자가 독일어로 설명하는 모습으로 추론함)
저녁 식사는 한국식 치킨, 꼬끼요이다.
대기만 30분. ㅜㅜ. 내부에는 한국인도 많았지만 현지인들도 많았다. 한국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맥주는 독일맥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