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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모 비아토르 Feb 10. 2022

평온한 일상이 지속될 거라는 “착각”

2022년 1월 23일(일요일)


인간은 지금 살고 있는 상황이 계속 지속되리라는 착각에서 살아간다. 

착각이란 무엇일까?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생각하는 것이다. 매일의 일상은 수많은 변화를 전제로 함에도 동일하고 같을 것이라고 믿었다. 사람들은 오늘 하루를 실제와 다르게 해석하고 인지하며 살아간다.


마치 동물이 코앞에 있는 낭떠러지를 향해 달리는지도 모른 채 앞으로 질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리석다. 오늘의 지루한 일상이 내일도 똑같을 거라는 건 어디에서 온 믿음일까?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심리적 방어막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오늘 뼈저리게 느낀다. 어제의 일상은 오늘과 확연히 다르다. 삶에서 직접 부딪혀서 체득해야 느낄 수 있는 진실이다. 


밤 9시, 잘 준비를 하고 누었는데, 큰아이가 기침을 시작한다. 낮에 찬바람을 맞고 놀아 서 그런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서 집에 있는 기침약을 먹이고 재운다. 그때까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깊은 잠을 청했다. 이 밤 어제와 동일한 일상의 평온함을 느낀다. 남편은 “아, 내일도 한 주가 시작되네.”라고 말한다. 그 말은 한주의 시작이 직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남편의 모습이 안쓰럽다. 반면, 나도 조만간 회사에 가야 하는구나를 인지한다. 일상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가족들과 일찍 잠을 청한다. 내일 새벽을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내일은 지난주 월요일처럼 하루가 시작될 거라고 의심치 않았다. 지난주에도 그랬으니까. 그렇게 평온한 밤을 맞이하고 깊은 숙면에 들어갔다. 어쩌면 사람은 내일 일을 알 수 없기에 오늘 하루를 온전히 만끽하고 살 수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신이 준 선물일까? 오늘 하루을 온전히 살라는 신의 축복? 그럼에도 사람들은 굳이 일어나지 않은 내일 일을 가져와서 오늘 하루에 두려움과 불안을 껴안고 산다. 또 지나간 과거를 가져와서 해결되지 않는 상처를 되씹으며 오늘을 보내기도 한다. 신이 준 오늘을 내팽개치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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