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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인 오 헨리의 책들

<오 헨리 단편선>을 읽고 1편

by 책 쓰는 여우

요즘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그런데 글 올린 지 너무 오래돼서 일단 읽은 것만이라도 올리고자 한다.

우선 고전을 읽기 전에는 그 시대와 작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오 헨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다.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고, 1862년에 태어났다. 어릴 때 부모를 잃고 힘든 삶을 살았다. 은행에서 일하다가 횡령 혐의로 감옥에 가기도 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그 시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 끝에 반전이 많은 게 특징이다


마지막 잎새

줄거리는 어디서 들어봤다. 근데 버만 할아버지가 그 마지막 잎새를 그린 사람이란 건 몰랐다. 버만 할아버지는 화가지만 그걸로 돈을 별로 못 벌어 가끔 농부 모델을 하는 걸로 사는 사람이다. 항상 걸작을 만들고 싶어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의 마지막 그림은 고작 이파리 하나였지만 존시를 살린 그림이기 때문에 세상 그 어떤 그림보다도 더 훌륭한 그림이라 생각하다. 언젠가 걸작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고 죽은 거다.


크리스마스 선물

아내는 머리카락을 팔아 시곗줄을 사 선물하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 머리핀을 사 선물한 이야기다.

내가 본 가장 정성껏 준비된 선물은 단짝이 준 선물이다. 이사 가버린 지 약 3년 후 그 친구가 생일선물로 지구볼 젤리를 준 기억이 떠올랐다. 아마 초등학교 때 같이 행성 이름 외우고 지구과학 영상을 맨날 봤던 기억을 떠오르며 내가 지구볼 젤리를 좋아할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3년이 지나도 우정은 지속되다니! 근데 내게 젤리는 먹을 수 없는 돌멩이와도 같다. 그래도 먹지도 못 한 선물을 가지고 감동받는 것은 단짝이 애썼다는 게 느껴져서일 거다. 이 이야기를 보니 그게 다시 생각났다


백작과 결혼식 손님

반전이 연이어 등장하는 이 작품은 내가 처음으로 연애소설을 즐기게 해 줬다. 매기가 거짓말을 했음을 고백하고 앤디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을 때는 비현실적이게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매기의 '죽은 약혼자의 사진'은 앤디의 친구 마이크 설리반이었고 앤디는 처음부터 매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서 오히려 거짓말을 했음을 말했을 때 기뻤던 것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앤디가 해준 것이 식사 때 후추를 건네주는 것밖에 안 했는데도 감사를 전했던 것도 매기가 처음부터 앤디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이며 그 때문에 거짓말을 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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