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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문 Aug 16. 2024

일주일에 20시간을 현명하게 쪼개는 방법

주 20시간 근무를 어떻게 배치하는 게 가장 좋을까

주 20시간 근무를 허가받을 때 했던 고민 중 하나는 20시간을 월화수목금에 잘 쪼개는 방법이었다. 다시 말해 평일에 20시간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고심했다.





© towfiqu999999, 출처 Unsplash




대개 주 40시간 근무란, 월요일부터 금요일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것이다. 보통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1시간의 점심시간이 있으니 하루에 8시간을 일하고 주 5일을 근무하여 주 40시간을 채우게 된다. (직종마다 회사마다 직업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이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절반으로 나눈 주 20시간을 근무하자니 시간 배분도 쉬운 게 아니었다.

가장 쉽게 생각하면 주 5일 근무를 하고 하루에 4시간 일하면 된다. 사실 처음에는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일하고 퇴근하는 것을 생각했었다. 오전만 일하고 퇴근해서 오후는 가사와 육아에 올인하면 효율적이지 않을까 해서. 그런데 근로기준법상 4시간을 일하면 30분의 휴게시간을 받아야 한다. 무조건 받아야 한다. 받았다는 셈 치고 퇴근하는 건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오전 8시부터 12시 사이에 30분의 휴게시간을 나만 받는 것도 이상하다. 남들 열심히 일하는데 잠시 회사를 떠나서 30분 쉬고 올 수도 없고. 점심시간이 되는 12시에 어디선가 30분 휴게시간을 갖다가 12시 30분에 퇴근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여러모로 조직에 누를 끼치는 셈이라 이 방안은 폐기.




그래서 생각해 본 방법은 3가지였다.

1) 오전 10시~오후 3시 (점심시간 1시간 포함, 총 4시간 근무 (주 5일)

2) 오전 10시~오후 4시(점심시간 1시간 포함), 총 5시간 근무 (주 4일)

3) 오전 8시~오후 4시(점심시간 1시간 포함), 총 7시간 근무 (주 2일)  + 오전 8시~오후 3시(점심시간 1시간 포함), 총 6시간(주 1일)



그러니까 주 3일제냐, 주 4일제냐, 주 5일제냐 하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회사에 누를 최대한 덜 끼치면서, 육아라는 본래의 목적을 잘 달성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오래 생각했다. 출퇴근에 드는 경제적, 시간적, 물리적 비용 등도 고려하면서.


게다가 주 3일, 주 4일의 경우 어느 요일에 쉬는 것이 나에게 가장 좋을지도 생각해야 했다. 금요일에 쉬는 경우와 수요일에 쉬는 경우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이라든지, 내 상태라든지, 내 기분이라든지 뭐 등등등.



결과적으로는 2안과 3안을 모두 경험해 보게 되었다. 먼저 3안을 몇 개월간 했었고, 2안을 1년 가까이해보았다.

각기 장단점이 있었다. 어느 쪽이 더 낫고 별로인지 고르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루 5시간 주 4일 근무의 경우

일단 어느 요일을 휴무일로 할지 고르다가 수요일로 정했다. 금요일에 쉬고 주말까지 이어서 쉬는 것도 좋았는데 나의 경우는 주중의 한가운데에서 쉬는 게 더 나았다. 내 체력이나 스트레스를 조절하기에도 유리했지만, 무엇보다 나 없을 때 육아를 책임져주시는 친정엄마가 그날 병원 검진을 가거나 다른 일을 보시기에 편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었다.

그리하여 월화목금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하게 되었다. 10시부터 근무시간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준비를 하고 출근했기 때문이다. 오후 4시에 퇴근하니 지하철도 버스도 러시아워를 피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교통편을 이용해 출퇴근길이 편해졌다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원래 나는 일하는 건 좋아해도 출퇴근 자체를 힘들어하던 사람이라 이런 시간 배분이 잘 맞았다.




하루 7시간 2일, 하루 6시간 1일 근무의 경우

일주일에 총 3일을 근무하는 것이다. 주 20시간이라는 총량은 다름이 없지만, 일주일에 2번을 쉰다는 건 매우 매력적이었다. 일주일에 이틀이나 화장하고 차려입고 출퇴근하는 걸 안 해도 되다니! (그렇다. 나는 출근하기까지의 준비 과정과 출퇴근길을 유난히 힘들어하는 사람이다. I라서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20시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그리고 무슨 요일을 고를 것인지 하는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나는 월, 수, 목이라는 요일을 골랐고, 이틀은 7시간, 하루는 6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건 나름 회사 업무에 지장이 덜하도록 고민한 결과였다.

6~7시간 근무를 하니 하루 업무량은 최대한 다 하고 갈 수 있었다. 붐비는 출퇴근 시간을 만나게 되지만, 일주일에 두 번이나 회사를 안 갈 수 있다는 건 매우 좋았다. 일주일에 두 번 집에 있을 수 있으니 아이와 접촉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집안일이 밀리지도 않게 되었다. 가정을 꾸리면서 생기는 평일에 해야 하는 잡다한 일들, 예를 들어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동사무소(요즘은 복지센터라든데 여하튼...) 혹은 은행에 가야 할 일 같은 잡무를 처리하기에도 문제없어서 좋았다.

다만, 이틀을 쉬게 되니 동료들이 내 업무 진행을 헷갈려하거나, 업무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있긴 했다. 그래서 퇴근 후 또는 휴무일에 회사에서 종종 연락이 왔었다.




두 개의 안을 각기 해보니 둘 다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분명 있다.

마음 같아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주 2일(하루 10시간 근무) 이렇게 몰아서 하고 싶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고른 대안이 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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