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2학년쯤이였을 거야
어느 날 어머니가 사고가 나셔서 내가 모든 걸 갑자기 해야 했을 때가 있었어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하셨고 아버지는 멀리 출장을 가셨고...
막막한 하루를 맞이했지
전기밥솥의 밥을 가득 채워 터져버렸고 청소기는 돌려도 돌려도 끝이 없고
화장실 청소 베란다 청소는 내가 알던 정도의 청소가 아니었어
그제서야 깨달았지 늘 모델 하우스 같은 쾌적한 공간은 지나친 노력의 결과였구나
마지막 미션이 세탁기였어 포기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
메모에 적힌 대로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진땀을 빼며 버튼을 눌렸던
기억이 나, 지금 생각해 보면 별거 아닌데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아마도 동생을 챙겨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어머니까지 간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뇌가 멈췄었던 것 같아 처음이었거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세탁기가 돌아가기 시작했어 집안의 모든 것이 밖으로 나와 널브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뤘다는 희열을 느꼈어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 책임감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해본 것이....
책임감. 그게 무엇일까.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해선 실패해도 내 몫이다
실패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닌 행동이 나에겐 그렇게 와닿더라.
이젠 너의 책임감에 대해서도 듣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