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배 사랑

by 돌솥밥

남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데 사랑은 어떻게 해?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도대체? 변하지 않는 게 아니라니까. 아무것도 안 바뀌게 두니 세상이? 계속 바뀌어야지. 끈기 있게. 그니까 예를 들면 파도가 계속 치는 망망대해에서 오리배를 타고 나란히 가는 거야. 남녀가. 그럼 파도가 막 이쪽에서도 치고, 저쪽에서도 칠 거 아니야. 근데 핸들을 같은 곳으로만 쥐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 어버버 하는 순간, 그냥 남남 되는 거라고. 쟤가 지금 핸들을 어디로 꺾는지. 페달은 구르고 있는지. 또 파도는 어디서 오는지. 이런 걸 다 알아야 배가 제대로 이렇게 갈 거 아니야. 그니까 너는 지금 그렇게 어 뭐야 니 갈길만 가겠다고 핸들과 시선을 전방에만 고정한 그런 상태의 너는 사랑할 준비가 안되어있는 거라니까? 너 가고 싶은 대로만 가면 상대방이, 상대방 오리배가 정신을 차리겠냐고. 금방 고장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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