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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건축가 Nov 13. 2021

뜰집 이야기

제2화 처음, 뜰집을 만나다 02

뜰집의 일반적인 평면 유형

   뜰집이 주로 분포하였던 경북 북부지역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만나서 둘러싸인 산간지역으로 겨울이 길고 추우며 눈이 많이 내린 지역이다. 더구나 예부터 호랑이가 많이 출몰하여 호환의 두려움이 널리 퍼져있었다. 한양으로 가는 길목인 죽령을 중심으로는 호랑이나 여우를 소재로 한 전설이 많은 곳이기도 했다. 

   뜰집의 평면을 보면 외부로의 출입은 대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대문 안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하도록 공간 구성이 되어있고 마구까지도 집 안에 들여져 있다. 마구의 소는 경제적 큰 자산일 뿐만 아니라 가족 같은 가축이었던 것이다. 대문간을 들어서면 뜰을 마주하게 되고 그 뜰은 마당의 모든 역할과 가족들의 모든 생활 동선을 정리 조정하며 심리적 경계를 두며 시각적으로 완충한다. 하늘은 열려 있어서 모든 외부의 위험요소로부터 보호되는 완벽하게 안전한 외부공간인 것이다.  

   뜰집을 지역 사람들이 한자인 입구자를 써 'ㅁ자집'이라 부르기도 한다. 먹는 것 걱정 않는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반영이기도 하고 한자를 아는 배운 자의 양반집이라는 의식도 있었다.  

청송 성천댁 외관
청송 성천댁의 대청에서 본  뜰의 상부 모습
청송 성천댁의 뜰 모습

   우리가 지금 비교적 쉽게 가 볼 수 있는 작은 뜰집은 청송에 있는 성천댁이다. 크고 좋은 뜰집은 얼마든지 많지만 특정지역에서 필요 불가결한 주거 가치를 집약한 공간을 제대로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물론 처음 내가 접한 뜰집보다는 훨씬(?, 내게는) 크지만 그 아늑한 공간감이 처음 만났던 느낌을 떠올리게 하며 여전히 가슴 설레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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