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대학병원 예약하기
순병원 의사 선생님은 나처럼 일반적인 유관암에 해당되는 암은 유방암중 70~80% 해당되는 암이라 했다.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지방에 있는 수술가능한 병원들도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과 같은 표준 치료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더군다나 정확한 병기는 수술해야 알 수 있지만 초음파 크기로 보아 1기에서 2기로 넘어 기는 초기라 어려운 수술이 아니라 했다. 특히 암은 수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항암을 할지 후항암할지, 방사선까지 오랜 기간 동안 병원에 다녀야 해서 집과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투병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더군다나 서울 쪽 대학병원들은 대기가 길어 6개월 이상을 기다릴 수도 있다고도 했다.
결정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가급적 수술을 빨리 하는 것을 권한 데다, 서울까지 거리도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서울 쪽으로 선호했고, 남편은 단호했다. 26살 된 작은 아이가 아기 때 부산 쪽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결국 서울대학병원 어린이병동에서 최종 수술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서울과 부산의 의료시설과 서비스의 질은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경험을 떠 올리며 무조건 서울로 가자고 했다.
4월 14일 유방암 판정을 받고 15일부터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쪽을 알아보았다. 딸아이는 본인이 엄마 병간호를 해야 한다며 자기가 다니는 학교 세브란스로 정하자고 했다. 나도 아이들이 쉽게 오고 가는 거리가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연세세브란스에 예약 전화를 했다.
역시나 대기환자가 많은지 첫 진료가 6월 3일 그것도 예약취소된 자리를 배정해서 그렇다고 했다.
첫 진료를 한 달 반을 기다려야 한다면 수술까지는 진짜 6개월을 기다린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듯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싶어 두 번째로 서울대학병원에 예약 전화를 넣었다. "첫 진료 5월 8일있은데 예약할까요?" 했다. 당연 예스다. 한 달이 당겨진 셈이다. 유방외과 담당교수님을 누구로 선택하겠냐고 물었다.
처음 가보는 병원 의사 선생님이 누군지 이름이 뭔지 알턱이 없지 않은가. "유방암 치료 잘하는 선생님을 부탁할게요" 했고 직원은 문형곤 교수님을 지정하겠다고 했다. 교수님이 5월 8일 시간이 비었고 '명의'시라고 한마디 덧붙이며 인적사항을 묻고는 예약을 잡아 주었다.
암 진단받았다고 갑자기 아픈 것도 아니고, 건강검진 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보통 서울 쪽 대학병원을 가려면 빠르면 한 달 반, 또는 2달까지 기다리는 것이 예사라는 말에 다른 병원 알아볼 필요 없이 서울대병원으로 정하고 연세세브란스는 예약취소를 했다. 두 병원 예약과 취소가 자유로웠다. 괜히 나 딴에는 병원쇼핑하듯 중복으로 예약한 것이 맘에 걸리고, 취소할 때도 눈치를 보며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해야 할 것만 같았는데 자동응답으로 예약취소는 1번 아니면 2번 이런 식의 번호선택으로 취소가 되었다. 순간 마음속 부담이 훅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해서 내 암 치료의 첫걸음은 서울대병원으로 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