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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영미 Oct 04. 2022

귀촌일기. 1

참 피곤한 성격이지~


왜 걱정을 사서 하는지 몰라.


남편은 아침을 먹으면서 3단의 돌계단이 있는 황토방 오른쪽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받이

맨 아래 절단면이 날카로워 그 날카로운 부분을 줄로 갈아 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걸 왜 갈아? 누가 손댄다고”


“이 사람아~ 생각해 봐라. 나중에 손주 녀석이 그 돌계단에 앉아서 놀다가 그걸 만지다 손 다치면 우짜노?”


“아이고~~ 00아빠.  손주가 왜 하필 거기서 놀겠노? 놀 때가 천지삐깔인데~”


 “자네도 어릴 때 돌계단에 앉아서 소꿉놀이했다며?”


 “ ㅍㅎㅎㅎ 그때 환경하고 지금 하고 같아요?”


정말 쓰데 없는 걱정을 하고 있다.

25살 아들이고,  22살인 딸이고 언제 결혼할지도 모르는 먼 훗날 일을~


남편은 무슨 일을 처리하면 오만 변수를 다 생각한다고 은근 자신이 꼼꼼시럽다는 걸 과시하는듯 하다.

내가 보기엔 걱정을 사서하고 있구만~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사는지 원~

그러니 남편이 손가는 물건에는 본드가 덕지덕지, 시멘트가 범벅이다.

나사는 얼마나 세게 조여 놨는지 어쩌다 해체 한번 하려면 입에서 욕이 저절로 나온다. 

새 물건이 헌 물건이 되어 있는 것이 어디 한두 개인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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