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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May 15. 2023

당신의 유언은?

조문

주말에 동생의 시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문자가 왔다. 

가족이 모두 모이는 장소는 이제는 상갓집이 되었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주로 좋은 일보다는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곳에서 사람들을 주로 맞이하게 된다.

처음 조문 갔을 때가 생각난다. 

직원의 어머님이 시골에서 혼자 지내시다가 한여름에 밭에서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직원은 눈물을 계속 흘리고 있었다. 

난 무슨 말을 해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힘내요."라는 말과 함께 어깨를 토닥거리고 왔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말은 위로도 되지 않고 아주 성의 없는 것이었다.

다행히 동생의 아버님은 오랫동안 요양병원에서 계시다가 돌아가셔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가족들은 눈물보다는 함께 와준 분들에게 감사 인사와 오랜만에 얼굴을 보면서 안부를 묻고 있었다.

최근에 친구의 아버지가 유언장을 남기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유언장은 물려줄 재산이 많은 사람이 남기는 건 줄 만 알았는데 신선한 느낌이었다.

친구의 아버지는 자신을 어떻게 떠다 보내야 되는지 유언장에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자녀들에게 짐을 주고 싶지 않아서 장례식장을 미리 예약해두고 마지막 입고 갈 옷 등 세세한 것까지 미리 준비를 해서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의 편지를 남기고 가셨다. 

마지막 떠나보내는 날은 울지 말고 오시는 손님들과 축제 같은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하였단다.

난 잠시 나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해 본다.

장기기증을 하고  평소 산을 좋아해서 내가 좋아하는 산에 수목장을 하고 싶었다. 

산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싶은 마음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인생 책을 남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도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겨주고 갈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누구나 겪게 될 죽음에는 현재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답을 제시해 준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서 하루하루 소중하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야 됨을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기게 된다.

"죽음은 삶의 반대말이 아니라 삶의 일부다." 

-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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