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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Apr 03. 2023

6시의 아름다운  석양

석양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 내 눈에는 석양이 가장 신비롭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계절별로 시간대별로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석양의 모습은 다양하다.

언젠가 오후 6시에 퇴근을 하는데 석양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순간 석양이 눈에 들어온 것이 신기하였고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도 이 모습으로 나이를 먹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고 있지만 늙는다는 것은 추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기도 한다.

특히 정신장애인의 노년은 더욱 그렇다.


"꽃씨를 뿌려서 기다렸는데 이제 꽃을 피웠네. 옴세 감서 한 번씩 봐요. "

얼굴을 가리면서 해맑게 웃는 그녀는 오늘도 마당의 꽃밭을 가꾸고 있다.

한쪽 얼굴이 마비가 있어서  추하다고 하며 항상 얼굴을 가리고 있다.

하지만 내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얼마나 부지런한지 항상 뭔가를 하고 계신다.

우리 기관에는 주변에 산이 있고 작은 텃밭과 땅이 있어서 너무나 좋다.

텃밭에서 상추, 무, 고추, 배추, 고구마 등 계절별로 다양한 먹거리를 가꾸는 것도 아름답지만 그곳에서 일하고 계시는 그녀의 모습이 난 더욱 멋지다.

지나가다 얼굴을 뵈면  해맑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인사를 해주면 더불어 행복해진다.

덕분에 계절별로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고 자라고 있는 상추를 보는 재미도 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걸음을 듣고 자란다고 한다.

그렇게 부지런해야지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나주 이모의 부지런하고 항상 해맑게 웃는 모습이 내가 감동한 6시의 아름다운 석양을 닮았다.


언젠가는 상추를 수확해서 점심 식사시간에 120명이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싱싱하고 아삭하니 사 먹는 상추와는 비교도 안되게 맛있었다.


이모라고 불리다가 어느 순간 할머니라고 불리게 되었다.

70이라는 나이가 되었다.

늙어간다는 것이 어쩌면 인생의 순리이지만 석양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쉽지는 않다.

특히 정신장애인은 나이가 먹으면 치매도 빨리 오고 성인병으로 다양한 합병증으로 힘들게 노년을 맞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나주 이모도 꽃밭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부지런한 나주 이모는 내 눈에는 가장 아름다운 6시의 석양을 닮았다.

할머니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아서  평생 나주 이모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다.


나의 석양은 지금 몇 시에 와있을까?

내가 가장 아름답게 바라본 오후 6시의 석양을 닮아가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살아보자고 다짐해본다. 감사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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