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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Aug 07. 2023

불청객

갱년기

갱년기가 나에게도 찾아왔다.

40대 중후반부터 어느 순간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침 회의 시간에 긴장을 하게 되면 얼굴은 더 화끈거리면서 그 순간 겨드랑이에 땀까지 난다.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까 몸은 움치려 들고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소극적이 되었다.

허무감과 무기력은 마음속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나 혼자 있는 듯 허탈감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감정의 기복은 왜 그리도 심한지 내 마음이지만 내 맘대로 되지 않았다. 

작은 것에도 서운하기 그지없고 누군가 장난삼아 하는 말도 마음의 상처로 남게 되었다.

갱년기인지 마음의 병인지 도통 구분은 가지 않지만 나에게 호르몬의 변화가 온 것은 확실했다.

여성으로서 나의 몸은 점점 변화가 온 것을 몸과 마음으로 알게 된것이다.

혼자 있다가 슬픈 음악이 흘러나오면 눈물은 왜 그리도 나오는지 모르겠고 드라마의 주인공의 불쌍한 인생사는 나의 길처럼 오버럽 되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난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내 나이 오십 줄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많은 고난과 시련이 주어졌다.

난 정면돌파하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내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니?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인생 후반기에는 어떻게 살고 싶니?"

혼자만의 시간에 음악을 들으면서 조용히 내 마음속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주어진 삶에 그냥 열심히 살아왔다.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는 허무와 무기력 대신 기쁨과 행복으로 내 삶을 채우고 싶었다.

몸의 근육이 있어야 힘을 발휘하듯 마음에도 근육을 키우고 싶다.

'내 마음이 호수요' 하는 것처럼 어느 누가 돌을 던져도 잔잔한 호수처럼 흔들리지 않고 싶다.

회복탄력성을 키우고 싶었다.

거울을 보니 어두운 얼굴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표정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환환 웃음으로 내 얼굴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웃음 훈련부터 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나에게 힘을 주는 긍정 확언과 함께 거울을 보고 웃고  

또 출근하면서 차에서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에 좋은 먹거리로 나를 채우기 시작했다. 

그냥 허기를 때우는 식의 음식이 아니라 좋은 음식으로 나에게 선물 같은 식사로 여왕처럼 나를 대우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산은 좋아하고 있어서 주말에는 새벽에 무등산을 오르고 있다. 

다양한 운동을 도전해 보기로 했다. 최근에는 골프에도 재미를 붙이고 있다.

도전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기록하면서 이루어가면서 성취감이 있었다.

책을 보는 사람에서 책을 쓰는 사람으로 나를 도전해보련다.

이 시간도 나를 위한 도전의 시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다독 거리는 것이다. 

어느 누구보다 소중한 나를 위한 내 안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그동안 인정을 받고자 살아왔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기보다는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아왔다.

나의 삶을 타인의 인정이 아닌 내가 나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도 충분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한다.

스스로에게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그 자체로 넌 이미 대단하고 충분해. 이미 잘 해왔고 잘 하고 있어."

나에게 불청객인 갱년기는 마음을 좀 더 돌보라는 선물 같은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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