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을 빚는 시간
밤이 새벽을 건너 아침이 되듯
겨울은 이월을 건너 봄이 된다
차가운 이월의 품속에는
낮게 읊조리는 봄의 속살거림이 있다
뺨을 간질이는 바람에 설핏 웃음이 새어 나온다
되돌아보면 소스라치게 추운 겨울이었다
이월이 없었다면,
절망과 어둠 속에 그대로 멈춰 섰으리라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겨울은 머어언 기억의 저편이 된다
이월은 막연히 희망의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회초리 같은 단호함이 차갑다
검은 대지가 흙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마른 잎의 부서짐과 찬 바람이 섞여 봄을 빚는다
이월은 봄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다
겨울 빛과 봄의 설렘이 어우러지는 시간이다
이월은 희망이 아닌 희망을 만드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