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멈춘 듯
다시 비가 내린다
두 계절을 품은 비가 내린다
두 계절은 비로 만나 헤어지고 그리워할 것이다
찌찍찌찍- 허어엉 허어엉
굴뚝새가 운다
찌르르르- 찌르르르
풀벌레도 잠에서 깨어 소리를 더한다
잠들지 못한 영혼만이 그 존재를 알듯
새벽 버스처럼 한 계절이 지나간다
그리고 한 계절은 조용한 바람으로 인사한다
떠나려는 자의 소리는 비처럼 슬프고 애닯다
엄마가 돈 벌러 안산으로 떠나는 날도 비가 내렸다
빗속에서 치맛자락을 잡던 아이는 밤새 신열을 앓았다 그래야만 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었다
새의 소리가 멈추었다
풀벌레 소리도 따라 멈췄다
소리는 형상을 만들고 숨을 쉬고 멈춘다
두 계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한 개의 형상을 만든다
감정의 카오스도 빗속에 머물다
선명한 모습을 만들고 희미해지고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