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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신갱이 Nov 07. 2020

매일, 시작

첫 번째 시작


아침부터 꽈배기가 먹고 싶었다. 달달한 무언가가.

생각해보니 토요일 아침이라 늦장을 부리기 딱 좋은 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출근 메이트와 꽈배기 맛집 이야기를 했는데,

얼마 전 위경련으로 응급실행을 했던 터라 먹는 걸 조심하고 있는 때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하나쯤은 괜찮지 않을까..?

먹고 아프면 어쩌지.. 고민만 거듭하다가..

결국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멀리 있는 맛집은 가기가 몰골이 너무 초췌한 터라

가까운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꽈배기를 샀다.


날씨가 좋았다. 해가 너무 화창하고 좋은 날이었다.

슬리퍼를 신고 나온 털옷 입은 여자는 너털너털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10분쯤 돌았는데, 발가락에 염좌가 나서 아팠던 곳이 괜찮다가

아려오기 시작해 서둘러 집으로 갔다.

몸이 성한 데가 없구나..


집 가는 엘리베이터를 올라가면서 꽈배기를 먹는다는 즐거움에

플레이팅을 했다.

요즘 애정 하는 마켓 컬리의 신선한 우유를 블루보틀 컵에 담았고,

꽈배기를 브레드 도마에 올렸다.


그럴싸하게 예쁜 모습으로 먹어보기를 시작한다.

달고 맛있는 감촉에 아팠던 발가락도 꼼지락 행복했고,

위경련으로 놀랄까 위를 달래 가며

조금씩 꼭꼭 씹었다.



홍콩야자의 물을 주는 날이라

물을 주다가..

선물을 해준 나의 연예인 00 언니가 떠올라

장문의 카톡을 남겼고,

우유 한 모금을 마시니,

항상 건강한 음식을 찾아서

조금씩 비싸도 맛있는 거 먹으라던

00 언니가 떠올라

장문의 카톡을 남겼다.


매일, 시작이라는 타이틀로 나의 음식과 일상을 공유해보면 어떨까..

이게 책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조금씩 눈떠서 시작하는 일상을 글로 적어 내려가려 한다.


오늘은 조금 여유 있는 시작을 하고,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꼭 해야 하는 숙제를 하고,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런 나의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

따뜻한 영향력으로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매일, 시작

첫 번째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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