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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길 뒷 이야기

끝났으니 즐겨야지~

by 일공이

스페인 산이타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에 도착해

10일간의 순례길을 무사히 마무리한 후

다음 날 마드리드로 떠났다.


마드리드에 도착해서 제대로 쉴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알베르게를 전전하면서

비좁은 2층 침대와 공용 공간을 사용하면서

휴식을 취했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많이 없었는데

마드리드에서 묵었던 숙소는 침대도 넓고,

침낭을 따로 깔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프라이빗 했다는 점!!!!!

그렇게 짐을 풀고 오래간만에 푹 자고 일어나서

마드리드 일정 시작!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나를 보고

언니는 창피하다며 따로 다니자고 해서,,ㅋㅋㅋㅋ

(마드리드 지역 사람들이

나 볼 때마다 따봉을 날려주셨다.)

언니랑 나는 각자 자유시간을 보내고 만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숙소 주변부터 시작해서

공원까지 쭉 걸으면서 핫초코 wiht 밀크를

한잔 사서 유로피언처럼 여유를 즐겼다.

걷다가 보니 한 미술관 앞에서

유치원~ 초등저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걸 보니 흐뭇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곁에 앉아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했다.

후에 알고 보니 그 미술관은 세계 3대 미술관인

프라도 미술관이었다.

어쩐지,, 앞에서 그림도 그리고 팔고 하더니

예사롭지 않은 곳이었어.

햇살과 여유를 즐기다가 언니랑 만나기로 한

레티로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으로 가는 길마다, 골목마다, 가게마다 정말

여유도 있었고, 감성도 있었고, 열정도 있었다.

5년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했을 때도

느꼈던 점을 마드리드에서도 똑같이

그리고 새롭게 느낀다는 게 나를 한번 더

스페인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레티로 공원에서 돗자리 깔고 광합성 좀 하고

핀터레스트에서 본 듯한 감성의 외국 언니들도 보고

여유 가득으로 즐기고 난 후에 식사를 하러 갔다.

식사하러 가는 길에 진짜 비둘기 떼며

여기저기 담배 냄새며 뭐며 해서

살짝 스페인에 대해 비뚤어질 뻔했는데

띤또 데 베라(와인에 탄산수를 섞은 술)와 추로스,

맛있는 음식이 나를 진정시켰다.

띤또 데 베라를 왜 이제야 맛보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맛있어서 한국 와서도 몇 번 해 먹었다.

식사 후에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한국으로 갈 채비를 마쳤다.


순례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덕에

포르투부터 마드리드까지 관광도 하고

여러 나라, 인종 사람들과 같이 걸으면서

다들 어떤 형식으로 살아가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조언 삼아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며 살아갈지

내 삶의 방향은 무엇이며 내가 추구하는 인생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많이 듣고 경험했으며

나름의 정의 또한 내릴 수 있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내 삶의 주인은 나이며

내가 설정한 방향대로 묵묵히 열심히 걸어가자!

그리고 여유를 즐기고 낭만을 즐기자!!! 였다.

걸을 때도 내 페이스를 잃으면 쉽게 좌절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남들 따라 하려 가랑이 찢어지지 말고

내 페이스를 꾸준히 끌어올려서

멋진 인생을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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