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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녕 May 17. 2020

산책



오후, 정이 산책을 했다.
산책을 좋아하는 정이는 웬만해선 밖에 나가지 않는 나를 의아하게  때가 왕왕 있다.
매일 산책을 나가는 그가  신기하다.
 
제법  걷는다. 마음먹고 걷기 시작하면 끝을 보는 편이니까.
그럼에도 현관문을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게으름이지 .
가장 고된 관문은 옷을 입는 과정인데, 나는 옷을   입는  같다.
무엇을 입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옷장 앞에서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지다 심통이 나고, 이내 포기한다.
보는 눈은 있어, 이상한 조합은  눈에 띈다.
내겐 적절한 어울림을 만드는 능력이 필요하다.
 
/
 
건넛마을에 작은 공원이 있어, 그리로 향했다.
전날에도 잠깐 들렀던 곳이지만,  속에 저녁시간이 한참 지나 오래 머물지 못했다.
제법 날씨가 더워져 반팔 차람의 사람이 많았고,
뜨거워진 공기만큼 모든 공간이 느긋하게 늘어져 있다.
 
우리도 분위기에 맞춰 찬찬히 걷는다.
조금  먹고  당근 케이크로 배가 볼록해져, 간간이 뜀뛰기도 했다.
 
길을 걷다 세상에서 제일 많은 개미떼를 목격했고, 자리에 앉아 그들을 관찰했다.
무슨일이라도  , 개미떼는 얽히고설켜 분주하게 움직인다.
처음  장면에 호기심이 동했지만, 오래 보고 있으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정이 개미 사진을   찍었고, 휴대전화 카메라는  성능이 좋았다.
 
/
 
이제 추운 계절이 지나갔으니 자주 산책을 나오자 했다.
길가에  토끼풀을 주워 반지를 만들어 선물한다.
거친 정이의 손이 오늘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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