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 정일원
힐끔,
눈도 제대로 못 맞추더니
이제는 힐끗 보고 만다
지그시,
눈알 뚫어져라 보더니
인제는 지긋지긋한 듯
거들떠도 안 본다
한쪽 눈에만 담긴
1초의 나를
행여 까먹을세라
다른 한쪽에 그리고
또 그렸다는 너
그랬던 너의 두 눈에서
혹여 지워질세라
아등바등하는
1년의 나.
우리의 불타는 시선은
그렇게 진화(進化)했고
또 진화(鎭火)됐다
[정일원의 MP3] 영화(Movie)를 시로, 시(Poetry)를 삶으로, 삶(3·Life)을 영화로 깨작이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