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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원 Dec 01. 2018

편지

사진: pixabay

편지 / 정일원

편지란 게 참 그렇지요
하고 싶은 말 참 많다가도
막상 하이얀 편지지 앞에 앉으면
내 머리도 백지장이 되어버려요

쓰고 지우길 반복하다 보면
너무 꾹 눌러쓴 탓인지
속마음이 자국으로 남아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나는 참 당신이 고마워요

삐뚤빼뚤 글씨가 못생기고
뒤죽박죽 호응이 맞지 않아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살뜰히
이 마음 전할 수 있을까

고심했을, 그 용기의 시간을
밤새 추적하고 있노라면
양쪽 귓불이 입꼬리를 붙잡고
줄다리기를 쉬지 않아요

그래서 당신이 나에게는 참 곱디고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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