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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원 Sep 17. 2020

Pictured by 정일원

틈 사이로 새어 나가는 것을
구태여 붙잡으려 하지 말지어다.

누군가 치고 들어오기엔 비좁은,

적당한 틈은

옥죄지 않고 서로를 살게 하는 피난처이자
안식처가 될 터이니.

틈은 항시 좁아야만 하는 게 아니다.

점점 벌어지면, 그때 좁히고
점점 좁아지면, 그때 벌리는 것이다.

틈이 전혀 없는 상태를
온전한 합일(合一)인 양 설파하지 말거라.

그건 어느 하나가 어느 하나를
먹은 것이다.

하나가 하나에 삼켜지는 것은 
합체가 아니라 잠식(蠶食)이다.

- 정일원,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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