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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한장 Oct 29. 2022

물의 요정

  내가 물수제비를 능숙하게 보여주자 그녀는 크게 웃음 지었다. 빠질 듯 빠지지 않으며 경쾌하게 물 위를 튕기는 모습이 그렇게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거 받아요.”

  그녀는 보답으로 물로 만든 목걸이를 내 목에 걸어주었다. 목걸이는 차갑고 축축했지만 호의를 거절하긴 싫어 그대로 두었다. 겉으로 보기엔 햇빛을 반사하는 모습이 썩 아름다웠다.

  “내일 다시 만날 때까지 빼면 안돼요.”

  “내일?”

  내일은 가게에 나가 있어야 하는 날이다. 그렇지만 조금 서두른다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들를 수 있을지도 몰랐다. 내가 그러겠다고 하자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리곤 기다리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나는 그 자리에 선 채로 일렁이는 물보라를 잠시 바라보았다. 환하게 웃는 모습보다도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물보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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