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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한장 Oct 29. 2022

기억

  달이 없는 밤이었지만 그리 어둡지 않았다. 반짝이는 별빛이 밤을 조용히 밝혀주고 있었으니까. 하늘을 올려다보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보였다. 우주 전체가 내 주위로 내려올듯한 기분이었다. 듣던 대로 굉장한 장소였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가져온 간이 의자를 펼쳤다. 보라색과 초록색. 살짝 형광빛이 도는 모습이 별빛 아래에서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휴대폰으로 좋아하던 노래를 틀고, 가져온 음료수를 잔에 따랐다. 맛있는 술이라도 마시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대신 운전할 사람이 없으니 이걸로 참는 수밖에 없었다. 다음번에는 이곳에서 하룻밤 잘 수 있는 준비를 해 오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마침 차박이 유행이라고 하니까.

  내년에도 나는 이곳에 와 있을까. 어째 그렇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졌다. 이번에는 약속이었으니까 왔지만, 미래에는 다를 수도 있으니까.

  홀로 놓인 의자가 더욱 빛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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